마음일기
5살 때부터 친구로 지낸 친구를 만났다
누구나 비밀은 있을 테고
모든 비밀을 공유하는 사람은 없을 텐데
과연 이 아이와 나의 거리는 어느 정도일까?
자주 만나진 못하지만
생일을 빠짐없이 축하하며
매년 두세 번씩 만나며 살아온 지도
헤아리기 어려운 시절에 이르렀다
속속들이 다 말하지 않아도
인생의 애환을 같이 감내하며
각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친구와 내가 참 대견하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늘 도사리지만
하나하나 지혜롭게 극복하고
때론 어리석게 실패도 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함께하는 시간이 이어지는 걸 보면
속 깊은 정이 담뿍 들어서겠지
무엇이든 이리저리 뜯어보는
습관 때문에
오늘도 하루를 돌아보며 생각해 본다
너와 나를 지금까지 이어준
그 끈이 무엇일까?
신의와 우정이라고 이름 붙일 만한 걸까?
젊음의 에너지가 사그라들고
점점 더 빠르게 생의 끝으로 향해가는 기분이 들어
우울하기도 한 요즘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 수 있고 걸을 수 있음에
오늘같이 좋은 날을 보낼 수 있었으니
이 또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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