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은 학교에 간 날보다 집에서 온라인 클래스에 참석한 날이 훨씬 많다.
실제 등교는 어쩌다가 한번 했다고 보면 될 거 같다.
코로나 시대 청소년들 육아를 하느라 출근하고도 수시로 전화하고 아이들이 둘 다 안 일어나서 애를 태운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분명히 깨우고 출근했지만 여전히 침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조회만 하고 책상에 엎드려서 다시 잠들기 일쑤였다.
처음에는 담임 선생님이 전화하시고 깨워달라고 하시고 본인도 아이들 출석 관리하느라 너무 힘드신지 부모 밴드에 아이들을 가정에서 잘 챙겨달라는 간곡한 글을 남기셨다.
2학기부터는 본인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셨는지 수업을 안 듣고 있다는 교과목 선생님 연락을 받으면 문자를 보내셨다. 아무리 본인이 완벽하게 챙기려고 해도 잘 안 되다 보니 완벽한 반을 만든다는 것에 대한 본인의 목표를 좀 내려두신 거 같다. 그냥 지각이라고 체크하셔도 되지만 아이들에게 애정이 있는 분이라서 꼼꼼하게 챙기셨던 거 같다.
청소년 아이들도 이러한 상황이니 초등학교 아이들은 얼마나 더 어려운 상황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력 격차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안타깝고 기가 막히는 2020년이 다 끝나간다. 이 와중에도 우리 집 아이들은 곤하게 잠들어있다. 주말이라서 나도 아침부터 아이들을 깨우고 싶지 않아서 그냥 두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서 아이들 생활이 불규칙적이 되고 전체적으로 게을러졌다. 집에만 있다 보니 운동량도 줄었고 휴대폰으로 영상만 보게 되는 거 같다.
잔소리인지 조언인지 모를 이야기들을 계속 하지만 크게 와 닿지 않는 거 같다. 아이들의 생활의 변화를 일으키기가 너무 어렵다.
시간이 많을 때 책도 읽고 공부도 하면서 하루하루 알차게 보내보자는 공허한 외침만 계속되고 있다.
고등학생은 코로나를 뚫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기간엔 여지없이 학교에 간다. 코로나 시대 학교는 평가 기관의 역할만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아이들은 영상으로 수업을 듣고 혼자 공부해야 되다 보니 최상위권 아이들과 중상위권과 하위권 아이들 간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거 같다.
내년에 중2가 되는 둘째에게 너도 내년부터는 시험이 있으니까 영어 수학을 꾸준하게 공부하자고 다독여서 매일 조금씩 공부를 시키고 책을 읽는 시간을 정해서 읽게 하고 있다. 학교가 가졌던 교육의 기능을 부모가 오롯이 담당해야 하다 보니 부모 모두 직장생활을 하는 우리 부부는 지쳐간다. 재택근무를 하는 날에는 아이들 밥도 챙기고 일도 하고 수업을 제대로 듣는지 살펴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화가 쌓여간다. 스스로 멘탈 관리를 하기 위해서 명상도 하고 기도도 하고 홈트도 해보지만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찾아서 하지 않고 말을 해야 마지못해 움직이는 아이들을 보면 내 속만 타들어간다.
책상에 꽂혀있는 수많은 육아와 심리학 책들이 무색하게 날 바라본다. 배움이 삶으로 연결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도 남편과 아이들 뒷담화를 한다. 아이들에게 화 내는 일은 관계만 악화시키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니 서로에게 풀고 아이들에게는 예쁘게 말하고 아이들의 입장을 공감해주자며 서로를 다독인다.
코로나 시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이 곧 오길 기도하며 오늘도 아이들과 씨름 아닌 씨름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