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에 앞서
나는 요새 자꾸 간질간질한다.
무언가가 시작될 무렵.
이빨이 새로 자라나는 것만 같은 기분이다.
이윽고 오지 않을 것 같던 시작점 앞에 다다랐다.
길고 지난한 길이 될 수도 있고
스리랑카 완행열차처럼 느리지만 다채로운 감동이 그득한 구간도 있으리라.
종착지는 아마도 별안간 나타날지도 모른다.
혹은 나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번에야 말로 끝이 없는 시작을 앞두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도 생긴다.
그래서 나는 요즘 더 간질간질하다.
새순이 돋기 전 땅처럼, 재채기를 내뿜기 직전의 콧구멍처럼, 터지기 직전의 여드름처럼.
한번 세게 확-하고 시원하게 긁어버리고 싶지만
덧날까 싶어 조심스러운 마음뿐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이 마음이 잘못되지 않았길 빈다.
그저 조심스러울 뿐인것이 다가올 시작을 망치지 않기만을 바란다.
이조차도 조심스레 바라는 터라, 나는 또 한 번 조심스러워진다.
그래서 나는 더 자주 간질간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