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 관하여...
인간관계... 살다 보면 정말 많이 듣는 말 중 하나 지만 참 어려운 단어다...
특히 나처럼 인간관계가 좁거나 성격이 소심한 사람은 '인간관계' 이 단어만 떠올려도 머리가 지끈지끈 거릴정도.
막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무렵, 내가 가진 인맥은 부랄친구 3명, 친한 대학교 후배 2명, 나를 잘 챙겨주시는 회사 선배 2명 이 정도가 다였다.
당시 나는 왕복 4시간의 고통스러운 출퇴근을 하고 있었다. 경의중앙선을 타고 출퇴근을 할 때마다 느끼는 스트레스란 정말 뭐라 표현이 안 될 정도다.(우리 직장인 분들 고생 많으십니다 ㅠㅠ)
그러다 보니 내 일상은 단조로웠다. (집, 회사, 집, 회사 무한반복) 퇴근 후에는 머릿속에 '빨리 집에 가서 쉬어야지'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이런 상태이다 보니 누군가와 새로운 관계를 쌓는다는 행위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럴 필요를 못 느꼈다.
누군가에게 시간과 돈과 노력을 쏟는다??? 어후... 저는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만으로도 충분하다고요 ㅠㅠ
물론 누군가가 내게 다가온다면 마다하지는 않겠지만, (마치 E에게 간택당하고픈 I 랄까 ㅎㅎ) 난 매력적인 외모는 물론 화려한 말솜씨, 봐줄 만한 패션 센스 그 어떤 것도 갖고 있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지금 있는 몇 안 되는 친구들도 전부 내가 먼저 다가가서 친해진 케이스다.
너 웹소설 좋아해? 나랑 같이 밥 먹을래? 주말에 뭐 해? 와 같은 조그마한 용기가 지금의 인간관계를 만들었다는 게 참 신기할 다름이다.
누가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이 누구야 라고 묻는다면 난 주저 없이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사람이요!'라고 말한다. 이 말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누구는 친구 한 명 만들려면 머릿속에서 수백 번의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온갖 똥꼬쇼를 해야 하는데 반해, 가만히 있어도 자연스럽게 마당발이 되어버리는 그 친구들이 정말... 정말... 너무 부러웠다.
시간이 좀 지나고 나도 나이가 30대에 진입하니 생각이 좀 바뀌어 갔다. '왜 저 친구들은 가만히 있어도 주위에 사람이 많지?'라는 생각이 아! 저 친구들은 내가 가지고 있지 못 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구나라는 식으로 말이다.
실제로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가만히 봐보시라 분명 자세히 보면 사람을 상대할 때의 말투(공격적이지 않고 배려가 묻어 나오는), 비언어적인 표현 등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많았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연재될 이 브런치 북 제목을 '자존심과 열등감 그 사이 어딘가'라고 정한 이유도 나와 같이 열등감을 자존심(자부심)으로 바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저 같은 사람도 있으니 걱정 ㄴㄴ~ 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