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나는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집착을 많이 했다.
예를 들면 '왜 항상 나만 먼저 연락하는 거지?, 쟤는 나를 별로 안 좋아하나?' 혹은 '왜 나랑은 같이 놀자고 안 하지? 다른 친구들이랑은 재밌게 놀면서'와 같은.
애써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 쿨한 척을 하지만 속으로는 엄청 신경 쓰였다.
한 번은 대학교 동아리 모임에 참여한 척이 있었다.
간단히 식사하는 자리였지만, 동아리원들과는 처음 인사하는 자리라 다들 조금씩 어색해했다.
다행히 우리 테이블에서는 모두 성격이 좋아 쉽게 친해졌고, 다음 주 다음다음 주에도 정기적으로 만나다 보니 스스로는 나름 친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날 페북을 보니 (그 당시는 페북 안 하면 간첩이었다), 나를 빼고 한강에 놀러 가서 피크닉을 한 게 아닌가??
그 사진을 보고 꽤 충격에 빠진 걸로 기억한다.
'왜 나 빼고 갔지?', '나만 친하다고 생각했나' 등 별생각이 다 들었지만 그렇다고 이유를 물어보기에는 당시의 나는 너무 소심했다.
하지만 그냥 지나치기에는 도저히 이유가 궁금하여 며칠을 고민하다 겨우 한 친구에게 물어봤다.
그러자 그 친구는 '네가 연락을 안 했잖아. 나는 너 바쁜 줄 알았지….' 라고 하는 게 아닌가.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그 당시에는 '내가 어떻게 알고 연락하라는 거지? 그런 이벤트가 있으면 먼저 알려줘야 하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많이 지나 30대 됐을 때 문뜩 깨달았다, 결국 중요한 건 나의 적극성이었단 걸.
20대의 나는 정말 멍청했구나 라는 걸.
누군가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먼저 안부를 물어보고, 먼저 약속을 잡고 그러한 조금의 용기가 필요했다는 것을 왜 30대가 됐을 때 알았을까.
이 글을 읽고 있는 나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먼저 용기 내서 다가가 보자는 것이다.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
만약 그 친구가 나한테 관심이 없다고 하면 그냥 덤덤히 지나가면 된다, 쟤는 나를 그냥 이 정도만 생각하나 보네.~ 라고 말이다.
이것에 대해 스트레스 받지 말자.
우리도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관계를 동일하게 생각하는 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