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샤샤 Oct 12. 2023

로봇에게 지배당하는 게 어때서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똑똑해질까

2016년에는 알파고, 2022년에는 챗 지피티(ChatGPT)였다. 사실 이 두 '인공지능 신드롬' 전에 인공지능 딥블루가 있었다. 1997년이다. 딥블루는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를 이겼고, 세계는 처음으로 경악했다.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 더욱 빈번하고 임팩트가 큰 형태로 계속될 것이다. 더군다나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의 등장으로 그림을 그리고, 작곡을 하는 등 인공지능의 창작 영역이 펼쳐지고 있다.

머리를 써라 휴먼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 역시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이 질문의 핵심은 인류가 따라갈 수 없는 속도로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데이 있다. 하지만 나는 약간 다른 관점으로 이 질문을 바라보고 싶다. 우리는 왜 로봇에게 지배당하는 것이 불편할까?


지금까지 그래왔던 방식이기 때문일까, 혹은 어떠한 다른 본능 때문일까? 우리는 왜 수동적인 상황이 싫은 건지 이해해야 한다. 아니, 오히려 수동적인 상황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능동적으로 액션을 취해야 하는 것보다 매일 같은 패턴에서 안정적으로 있는 것을 선호한다.


인공지능이 우리를 위해 중요 의사결정을 전부 해준다면, 오히려 더욱 편한 상황이 아닐까? 게다가 그 의사결정이 충분한 데이터를 학습한 결과물이라면 인간보다 더욱 이성적이고, 근거가 충분한 선택일 수 있다. 우리가 인공지능 혹은 로봇이 인간보다 똑똑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일반적인 불안감과 두려움이라고 생각한다. 기계가 인간을 통제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자율주행 시스템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택시 기사, 트럭 운전사 분들의 직업 불안뿐만 아니라 드론과 같은 무인 항공기까지 영향을 끼쳤다. 또한 자율주행 시스템은 종종 복잡한 윤리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는데 (e.g. 사고 상황에서 승객의 안전을 우선시할지, 다른 차량과 보행자의 안전을 우선시할지), 이 결정의 책임을 누가 질 것이냐에 대한 이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서울에서 시범 운영하고, 이를 위한 정부 규제와 정책을 활발히 개발하고 있을 정도로 자율주행은 우리와 밀접해졌다. 자율주행 인공지능 스타트업이었던 이전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나는 화성시 송산면에 있는 자율주행 실험도시인 K-City에 대해 알게 되었다.


K-City는 위치기반 차량데이터를 수집하고, 실제 교통 상황을 모델링하는 등 연구 목적으로 사용되는 곳이다. 머지않아 완전자율주행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지게 된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물론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어떤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은 중요한 시사점이다. 인공지능의 판단은 어떤 기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인지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 인공지능을 '블랙박스'라고 부르는 이유도,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 분야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는 것도 모두 같은 이유에서다. 인공지능의 사고 과정을 더욱 명확하게 볼 수 있다면, 대중들의 마음이 더 편해질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파생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느끼게 될 무력감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사회과학에서 인간을 "Homo Socius"라고 부르듯,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며 타인과 상호작용하고 싶어 하는 본성이 있다. 잘 알지 못하는 대상과 우리는 상호작용 할 수 없다. 특히 처음 본 인공지능이 내 모든 정보와 SNS 게시물, 이력서를 분석하여 나에 대해서 알고 있다면? 친밀함보다는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다.


나는 어릴 때 일기를 쓰던 습관이 계속되어 지금까지 글을 쓰고 있지만, 이제는 계속해서 깨어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문장을 만들어나간다. 한 자리에 머물러 있는 도태된 모습을 피하고자 계속해서 공부한다. 태초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저 우리는 끊임없이 준비해야 할 뿐이다.


알파고는 자기 자신과의 자가대국을 통한 학습이 가능했다. 그리고 자신과 싸워낸 그 결과를 인공 신경망 소프트웨어와 병렬 처리 가능한 하드웨어의 백업으로 계속해서 학습했다. 구글에 인수된 딥마인드가 알파고를 개발하였는데, 사내 테스트 결과 당시 존재했던 바둑 프로그램들을 상대로 494승 1패를 기록했다고 한다. 어쩌면 알파고의 태도를 배워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전 02화 조기졸업에 대한 아쉬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