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키고 싶다면

영화 소에 관한 음모(Cowspiracy) 리뷰

by 루씨아 리

제목: 소에 관한 음모 (Cowspiracy)

감독: 킵 앤더슨, 키간 쿤

개봉: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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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점 ★★★★☆

로튼 토마토 평점 ★★★★☆


추천해요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

채식을 왜 하는지 궁금한 사람

입체적으로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고 싶은 사람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마음먹은 지 벌써 3년이 다 되어가지만 나는 아직도 해산물과 계란은 먹는 반쪽짜리 채식주의자이다. 변명을 좀 하자면 혼자 밥을 해 먹을 때는 문제가 없지만 다른 사람들과 식사를 같이 할 때 까다로운? 사람이 되지 않고 싶지 않아서이다. 친구랑 주말에 점심이나 같이 먹으라치면 어떤 식당을 가야 하나부터 나한테 맞춰야 하는 게 싫다. 내가 채식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식사 자리에서 채식한다는 소리를 했다가 체할 만큼 질문 공세를 받는 건 더 싫다. 왜 고기 안 먹어? 동물들이 불쌍해서 안 먹는 거야? 우유는 왜 안 먹어? 등등. 대부분 악의 없는 질문이긴 하지만 매번 대답해야 하는 나로써는 곤혹이 아닐 수 없다. 나한테는 왜 아메리카노 안 마시고 카페라테 마시냐는 질문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카페라테를 마시는지를 왜 매번 설명해야 하는 건지.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소에 관한 음모(Cowspiracy)>는 나 같은 채식 비기너, 혹은 채식을 도대체 왜 하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영화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내가 그동안 받았던 수많은 질문에 나 대신 대답해주는 느낌.


좋았어요


"어... 축산업이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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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한 전문가가 기후 변화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다가 축산업이 기후 문제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을 받자 "축산업이 왜요?"하고 말하는 인터뷰의 한 장면으로 시작된다. 웃으라고 이렇게 편집한 건 아닐 텐데 웃음이 피식 나오는 장면이다. 감독은 여러 환경 단체 및 기관과 만나 인터뷰한 영상을 위트 있게 담아낸다.



"햄버거 패티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물은 660갤런(2500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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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이어 나오는 통계와 그래픽은 이 영화의 핵심이다. 너무 충격적인 사실이 많아서 보다 보면 이거 사기 아니야? 왜 이런 얘길 들은 적이 없지?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정부뿐 아니라 환경 단체들조차 버젓이 존재하는 문제를 왜 이야기하길 꺼리는지 그야말로 음모론을 끊임없는 통계 자료와 함께 제기한다.



아쉬웠어요


끊임없이 쏟아지는 숫자! 숫자!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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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여러 가지 정보를 한 영화를 담으려다 보니 계속 되는 통계가 조금 버거운 느낌이 있다. 축산업과 환경오염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왠지 계속 혼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확실히 금요일에 퇴근하고 집에 와서 맥주 한 잔하면서 볼 만한 영화는 아닌 것 같다.



"월요일에만 고기를 안 먹고, 환경을 위한다고 말한다면 그건 자기 위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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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고발하고 사람들이 공감과 행동 변화를 촉구하려는 게 이 영화의 목적이라면 '모 아니면 도다'라는 식의 설득이 가장 효과적이었는 지는 의문이 남는다. 육식주의자가 아니면 채식주의자. 채식주의자만이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 이런 식의 이분법적인 사고는 옳지도, 건강하지도 않다는 게 내 생각이다. 각자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하면 작은 변화가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거 아닐까.



총평

우리의 식습관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 지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