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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롱 Jul 27. 2021

<커뮤니티 아카이브 만들기> 리뷰

사토 토모히사 외(2021), 빨간집

<커뮤니티 아카이브 만들기> 책 표지


  자원봉사 활동가이면서 아키비스트의 정체성을 가진 나에게 <커뮤니티 아카이브 만들기 - 센다이미디어테크 '3월 11일을 잊지 않기 위하여 센터' 분투기> 이 책은 현장과 맞닿은 기록이야기, 당사자가 아닌 이들의 기록 분투기로서 몹시도 흥분을 자아내는 책이다. 귀한 선배님께 선물 받은 책인데, 요즘 몇 가지 워크숍을 준비하면서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추천의 글을 보면서도 반가운 이름들이 눈에 들어와서 깜짝 놀랐다. 세상은 좁고, 우리는 어떻게든 닿아 있구나.


상세한 내용은 직접 일독하실 것을 권하나,  몇 가지 아카이브 교육 시에 참조가 되었던 부분들을 정리하고 싶어 몇 자 남겨본다.


아카이브 구축의 프로세스

대상을 확정하고 설계하고 기록 활동을 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하여 공개하고 이용과 활용을 하게 되는 과정, 그 과정의 단계에서 해야 할 일과 각 단계에서 발생하는 기록에 대한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


우리 아카이브의 성격을 규정지어보는 것

기록보존형 vs 기록작성형

정태적 vs 동태적

이용활용형 vs 투고형 vs 참가형

이상의 성격 중에 우리는 무엇을 지향하는 아카이브인지

더하기, 우리 커뮤니티 아카이브 만의 고유한 성격에 대한 고민을 해볼 것


아카이브를 운영하는 인력에 대한 것

기록기술의 지원, 기록활용 담당, 편집자, 자료정리자, 퍼실리테이터의 5개의 롤

사실 이 모든 역할을 한 명의 아키비스트가 담당하는 경우가 현실에서 더 많지만

누구나 아키비스트가 되는 현장에서 역할을 분담할 때 유용한 팁이 된다.

혹 전문가가 있다면 참여자들이 기록의 맥락을 가진 편집을 시행하는데

리드 롤 정도를 맡을 수 있을 것이다.


당사자성 획득에 관하여

특히 사회적 참사 또는 재난재해를 겪은 현장을 기록한다는 것은 당사자가 아닌 이상 당사자성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기록의 당사자성을 획득한다는 것은!

이미 소실된 현장을 기록한다는 것은 '우리 눈앞에서 일어난 일'을 경험한 당사자들을 통한 기록을 포착하면서, 또 듣는 이로서 그 이야기를 온전히 들으려는 몸, 감정을 동반한 몸으로서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동시에, 당사자가 되지 못함에 대한 포기를 수반하고 그럼에도 그 감정을 느끼고 공감할 수밖에 없는, 수전 손택의 말처럼, 같은 지도상에 있는 우리임을 감각하며 기록하는 태도를 통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이 일과 무관하지 않은, 외부자라는 감각을 소중히 여길 것(이건 무지 일본스러운 표현 ㅋ). 그 감각을 가지고 하나의 지도를 만드는 것


사회적 책임에 대해

개인 기록자, 커뮤니티 아카이브의 참여자로서 기록이 공개될 때 맞닥뜨릴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기록의 객관성, 기록이 누군가에게 줄 영향, 피해 또는 불이익에 대해서, 그 무게를 질 수 있느냐의 질문. 전혀 다른 시선들, 시각을 어떻게, 왜 기록할 수 있는가의 고민에 대해서도 언급된다. 이건 어려운 문제 중의 하나. 그저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경험한 사건, 타자와의 관계로서 획득된 정체성이 명시화되는 것이 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커뮤니티의 지향에 대한 정리가 필요할 것, 우리의 서투름까지도 껴안을 수 있도록. 숨 쉴 여백이 있는 아카이브였으면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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