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얼마나 중요한가
크게 누군가를 판단하려고 안 하는 편인데(이것도 매우 주관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그래서 관계를 늘 오래 유지하는 편이다.
함께한 경험들이 좋기도 또 가끔은 섭섭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지나고 나면 다 색이 바래고,
결국에는 부족한 나이고 누군가라서 그냥 또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고나 할까 그런 것이다.
그렇게 이제 불혹을 꽤? 넘은 탓인지, 미혹되지 않으려는 것인지
문득, 아! 이건 아니다. 왜 그동안 몰랐지 싶은, 더 이상 가까워지고 싶지 않은 관계도 생기게 된다.
그냥 거리를 두어야지 싶은 그런 마음.
상대가 없을 때, 그 상대에 대해서 일방적인 견해만 가지고 깎아내리는 경우에,
너무 자신의 태도를 우위에 두고 상대를 대하는 경우에,
너무 자기 이야기만 하는 경우에,
이해관계에 따라 태도가 너무 확 바뀌는 경우에,
대체로 그런 것 같다.
또는 너무 상황을 컨트롤하려는 말투(정확히 표현을 못하겠지만) 또는
우아한 듯 하지만 사람을 조정하는 무례한 행동과 말하기는 좀 싫다.
싫다고 하려면 나부터 조심해야 하는데,
우아한 사람이 되고 싶은 나의 욕망을 실현하는 것 역시 참 쉽지 않다.
나 스스로도 늘 나의 부족함을 발견해서,
아차 싶은 순간도 많고,
그때그때 나의 상황이 다르고,
때로는 일일이 설명하는 게 버거워서
그냥 오해받은 채로, 혹은 잘못한 채로 있기를 택하게 되기도 한다.(부족한 인간)
어쩔 수 없이 그 시절의 나의 부족함을 그냥 받아들인다.
그 시절의 나는 그렇게 부족했구나 하면서.
그러면 또 상대의 모습도 그렇게 이해가 안 되지 않는다.
지금 그런 때인가 보다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이가 든다는 것은 약간 이 변명이 통하지 않게 되는 시기로 진입하는 것과 같다.
우아함은 확실히 나이 듦과 관련이 있다.
좋은 것만 말해도 부족한 시간에 싫은 것을 말하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지만
그래도 우아해지고 싶어서 나를 위해 남겨보는 메모.
품위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팔 할은 그 말, 언어에 달려있다.
그리고 나머지는 단정한 매무새와 행동거지.
우아하고 싶다면, 나도 애를 써야지.
무언가를 뽐내기 급급하지 말고, 한 템포 쉬되, 상대를 존중하는 말하기가 되기를.
그리고 우아한 사람들과
내가 닮고 싶은, 배우고 싶은 이들을 따르고 곁에 있자.
요즘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