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게 잊지 못할 한 날이다. 평소보다 조금 더 서둘러 아이를 등원시키고 강원도로 향하는 기차에 올랐다. 본 업에, 육아에 치여, 강의준비를 양껏 하지 못해서 마음이 무겁게 기차에 올랐지만, 내 몫은 영감을 드리는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내려놓고 기도하며 내려갔다. 부디 그분들의 귀한 시간이 아깝지 않은 교육이 되게 해달라고, 부족하지만 내 입술과 태도와 지식을 주장해 달라고 기도했다.
행선지는 삼척시 도계읍. 서울에서 강릉까지 ktx를 타고 가서 자동차로 이동했다. 막상 가보니 도계역이 중심지에 있어서 무궁화호로 한 번에 가도 괜찮겠지 싶다. 편도 4시간이 채 안 걸리니, 2시-6시 강의는 당일에 충분히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또 올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기차로 이동해 볼 것. 하루 묵으며 도계 작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도 멋질 것 같다. 작은 영화관은 월요일에 휴무이니 주의.
도계에 방문한 것은 삼척 도계도시재생활동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도계 탄광문화해설사 신규 양성 과정>의 수강생분들과 ‘기록의 이해와 활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시민들과 만날 수 있는 강의의뢰는 늘 반갑고 귀해서, 게다가 탄광문화라는 멋진 주제와 연결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이었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내 삶이 탄광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음을 발견한 것과 그 역사 속에서 자라나 그 역사의 산 증인들께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할 기회를 얻다니 마음에 파동이 일었다.
도계는 국내 최대 석탄산지였다. 도계에 가장 큰 특산품이 뭐냐고 물으면 ‘돈’이라고 할 정도로, 지나가는 개도 ‘돈’을 물고 다닌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로 검은 황금으로 번화하던 시절을 간직한 곳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고된 노동과 진폐증, 광산 사고 등의 아픔이 있다. 작년에 국내 1호 공사였던 대한석탄공사가 문을 닫으며 마지막 남은 국영탄광 도계광업소도 막을 내렸다. 1939년에 문을 열었고, 1960년대 경제개발의 중심지였으며, 1980년대까지 부흥기를 지낸 마지막 국영 탄광의 폐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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