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쓰는 일기
나무를 뒤흔들자 살구가 후두둑 떨어졌다. 살구 살이 땅에 닿아 툭하고 갈라졌다. 갈라진 틈을 타고 살구 물이 흘러나왔다. 살구물은 손수건을 흠뻑 적시고 가방을 물들이고 내 손에 흘러들었다. 뒤흔든 손길에 흔들려 떨어진 것 뿐인데 여기저기 온통 살구물이 들고 있다. 살구 향이 진동한다.
3년전 오늘의 글, 2013. 7. 7
기록정보학 박사, 글쓰는 활동가, 주로 연극과 영화 비평, 더러는 일상의 크고 작은 단상들의 기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