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도 공동육아가 가능해요?"
"참여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해요?"
"어떻게 운영되는 거예요?"
워킹맘인 내가 품앗이, 공동육아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참여할 수 있는지.
공동육아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가지는 생각.
'전업맘들이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기관을 대신해 모여서 육아를 함께 하는 것.
또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보내는 것'
사실 공동육아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육아를 함께 나누면 그게 공동육아가 아닐까.
처음 출발은 외동인 아이에게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쳐 주고 싶다는 것에서 시작됐다.
물론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지만
아이가 친구들과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엄마는 볼 수가 없고,
6시 또는 그 이후까지 어린이집에 머물기에 놀이터에서 친구를 만들기도 쉽지 않은 상황.
무엇인가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그리고 주중에 함께 하지 못하는 시간들을 주말에 더 질 높게 채워주겠노라 결심하지만
나 역시 피곤한 주말이라 자꾸만 소파에 침대에 눕고 싶은 마음을 다스려줄 무엇인가도 필요했다.
그렇다고 매 주말마다 공연, 여행 등 이벤트를 준비할 수만은 없고 말이다.
그런 고민 끝에 찾은 해결 방안이 '품앗이, 공동육아'이다.
주말에 나와 비슷한 상황의 엄마들이 모여
아이들이 함께 놀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면 어떨까.
아이도 친구가 생기고, 엄마도 친구가 생기고.
거기에 여럿이라면 놀거리도 다양 해질 테니 말이다.
우선 워킹맘과 전업맘의 다른 상황과 고민.
외동아이를 키우는 엄마와 다자녀를 키우는 엄마의 다른 상황 등을 고려해
워킹맘끼리 외동아이끼리의 공동육아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기존 모임이 있나 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려봤지만 없었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기에는
아이는 날로 자라고 있으니 그냥 내가 나서 보기로 했다.
분명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말이다.
동네 엄마들이 모인 네이버 까페에 멤버를 모집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그렇게 모이게 된 여섯 엄마와 여섯 아이들.
벌써 1년이 훌쩍 지났다.
그동안 한 가족은 사정으로 인해 함께 하지 못하게 되었고,
새로 두 가족이 들어오며 일곱 가족이 함께 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한 주에 한 명의 엄마가 선생님이 되어 놀이 주제를 정하고 운영한다.
한 명이 한 주 고생하면 두 달은 편하게 참여하는 시스템.
누구 하나 자신의 차례를 준비함에 있어 소홀함이 없다.
정말 아이들 한 번 가르쳐 본 적 없는 엄마들이 준비한 것이 맞아? 할 정도로 매번 놀람의 연속이다.
마을숲 탐험놀이, 책 읽고 그림 그리기놀이, 풍선놀이, 과학실험, 그림자놀이, 요리놀이 등등등
아이들은 매주 토요일을 기다린다.
오늘은 어느 이모가 선생님이냐고, 오늘은 친구들 모두 오냐고 항상 물어본다.
토요일이다 보니 가족 행사도 있고,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매번 출석이 강제사항은 아니다. 아이들 세 명 이상 참석하면 모임은 진행.
그리고 불참해도 참여비는 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참여비는 매주 1만원이고, 매월 정산을 해서 초과비용은 참여 횟수와 관계없이 똑같이 나눠 걷는다.
수다는 카톡방에서 의사결정이 필요한 논의사항은 네이버 까페에서
주중에는 짬을 내서 서로 소통하고
이제는 더러 아빠도 참여하는 모임을 운영한다.
낯선 사람들이 모여 가족이 되었다.
낯선 사람들이 모여 괜찮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다.
누군가 그러더라.
바쁜 워킹맘들이 아이를 위해 이런 모임에 참여하는 의지를 가진다면
그 의지만 보아도 나쁜 사람은 있을 수 없다고.
각각 성향이 다른 아이들은 달라서 좋고,
각각 재능이 다른 엄마들도 달라서 좋다.
아이를 위하는 마음, 엄마를 위하는 마음은 모두 같기에
정말 하나같이 다 좋다.
이 모임이 언제까지 운영되지 그 끝을 알 수는 없지만
내가 아이를 키우며 가장 잘한 선택임에는 틀림이 없지 않을까.
모임은 끝이 날지 모르지만 관계는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귀한 더불어 사는 법을 아이가 배우고 있기에
지금 이 순간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공동육아이다.
그래서 지금, 자신 있게 추천한다. 망설이지 말고 시작하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