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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ie Jul 22. 2022

우리 회사의 현재 좌표는?

더더더공, 따바, 듣그맞!

회사 만들고 어찌어찌하다 보니 올해도 절반이 흘러버렸다. 상반기가 지나간다는 생각을 하니 뭐라도 반기 맺음을 지어야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하게 된 것이 우리 회사의 현재는 어떤지 좌표를 찍어보는 설문하기! 지난 오 년간 카카오에서 가장 응답률 높은 설문을 운영해온 특기를 살려서, 우리 회사용 설문을 만들어 봤다.


복잡하게 하지 않고, 우리 회사의 핵심 가치 세 가지를 간단히 측정해보기로 했다. 작년에 회사를 처음 만들고 나서 첫 구성원이 입사했을 때 함께 만들어본 핵심가치가 있다. 


핵심 가치 : 우리는 어떻게 행동하는가?

- 더 빨리, 더 많이, 더 정확하게 공유한다.

- 따르거나 바꾸거나

- '듣고 보니 그 말이 맞네요'라고 말할 수 있다. (듣그맞)



이 세 가지 가치를 좀 더 서술적으로 표현하는 문항을 만들어 각 카테고리별로 3-4개씩 배치하고, 마지막으로 이 세 가치가 잘 실천되고 있는지를 묻는 문항 3개를 넣었다. 나름 전사 설문조사인데 이렇게 끝나면 섭섭하기 때문에 모두가 궁금해할 만한 호기심 질문도 몇 개 넣었다. 


- 나는 민초단이다. (*민초단 : 민트초코맛을 좋아하는 사람들)

- 탕수육을 먹을 때 나는 부먹 or 찍먹?

- 팀 내에 나의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동료가 있다.


예상외로 설문을 진행하는 내내 부먹 대 찍먹의 팽팽함으로 긴장감(?)이 흘렀다. 개인적으로 부먹 대 찍먹 질문은 카카오 다닐 때부터 한 번 해보고 싶었다. 설문 과정에서 지켜보는 재미도 있고, 사람들이 더 응답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기능도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먹는 취향을 공유한다는 것이 친근하게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설문에 넣어봤는데 팀원들로부터 입사하는 모든 사람에게 꾸준히 물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의외의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심오한 인사이트를 얻었던 호기심 질문!


핵심가치 질문에 대한 응답 결과도 흥미로웠다. 일단 의외로 '듣그맞' 카테고리가 5점 만점에 3.8점으로 다른 카테고리에 비해서 가장 낮은 점수를 보였다. 듣그맞 카테고리는 구성원들의 유연한 사고로 얻어질 수 있는 결과들을 다루고 있는데 생각보다 '듣그맞'이라는 말은 많이 하지만 그로 인해 의미 있는 결과물 도출이 된 사례는 적었던 것 같다. 앞으로 비효율적인 회의나 프로세스를 줄이도록 나도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조직에 대한 측정의 찐은 2회 차부터다. 1회 차는 첫 좌표가 찍히지만, 2회부터는 지난번보다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 방향이 표시된다. 그래서 2회 차 조사를 하고 나서는 꼭 90분 정도의 미팅을 잡아서 포커스 하고 싶은 이슈와 액션플랜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퍼실리테이션 도구로는 ORID 방식을 쓰면 유용하다. ORID는 Objective, Reflective, Interpretive, Decisional의 줄임말로 측정 결과를 볼 때 눈에 띈 것, 봤을 때의 기분이나 느낌을 이야기해보고 주요 이슈가 무엇인지 해석해서 액션플랜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2회 차 측정은 올해 연말이 될 것 같은데 그때는 또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게 될지, 어떤 호기심 질문이 우리를 재밌게 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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