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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ie Sep 14. 2022

어서 와, 은행은 처음이지?

스타트업 일기 9편

그동안 서너 가지 직무를 거치면서도 회사 돈을 직접 인출할 일은 없었다. 늘 재무팀이 있는 회사에 다녔기 때문에 지급에 관련된 가장 가까운 일이라고 해봐야 결재 문서에 세금계산서를 불러온다거나, 급여 지급을 위해서 계산을 하는 것 정도가 다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일을 나 대신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직접 하고 있다. 가끔 내 통장 비밀번호에 회사 비번을 입력하는 실수를 하면서 이제 회사에 좀 적응했나, 그런 생각을 해본다.


보통 회사를 만들 때 자본금을 넣기 때문에 새 계좌를 개설하게 된다. 우리는 편의가 좋다고 생각되는 은행을 선택해서 계좌를 개설했다. 그러고 나서 법인카드를 만들게 되는데 보통 스타트업에서 법인카드를 만들면 대표의 신용도에 따라 한도가 나온다. 대기업 다닐 때처럼 원하는 대로 설정이 되고, 그런 게 없다. 우리는 카드사에서 직접 신청해서 발급을 받았는데, 최근에는 고위드 같이 스타트업을 위한 법인카드 발급을 해주는 서비스도 생겼다. 이런 스타트업 전용 상품을 이용하면 조건에 따라 한도가 좀 더 나오기도 하는 편리함이 있어 보인다. 뒤늦게 알게 되어서 아직 이용해 보지는 못했다.


우리 회사는 미국과 한국 법인이 둘 다 있기 때문에 외환거래가 일어난다. 이런 외화 거래에 대해서는 주거래 은행에서 필요한 서류를 확인하고 거래에 대한 신고를 해준다. 하지만 통상적인 거래가 아니라 주식을 취득한다거나 그런 특이사항이 생기면 한국은행 외환심사팀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나는 한국은행이 뭔가 어려운 느낌이 들어 전화문의를 망설였는데 막상 전화를 해보니 한국은행은 국민을 위해 서비스하는 기관이라 상당히 친절했다. 보통은 홈페이지를 보고 안내에 따르는데, 그걸 보고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외환심사팀에 전화 문의를 해보면 된다. 실수로 사전 신고 절차를 못 지켰다면 금감원에 신고를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한국은행과 금감원은 기관의 역할이 약간 다르다. 금감원은 신고기관이라서 경찰 같은 역할을 한다. 어떤 절차를 위반하거나 위반에 대한 처벌이 있다거나 할 때는 금감원에 직접 문의를 할 수도 있다. 아무튼 금감원에 연락할 일 만들기 전에 한국은행 사이트를 잘 참고해서 관련 규제를 위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달러를 송금할 때는 계좌를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따라서 소요기간도 달라진다. 이용하는 은행과 상황에 따라서 차이는 있을 텐데, 내 경험으로는 그랬다. 미국 계좌에서 달러를 한화로 바꾸면서 한국 계좌로 받게 되면 영업일로 3~4일 정도가 걸린다. 그런데 한국에 외화를 보유할 수 있는 계좌를 만들고 미국에서 달러를 한국의 외화 계좌로 받아보니 1 영업일만에 입금이 되었다. 물론 담당자분의 빠른 일처리도 한몫했을 것이다. 


2022년 9월 14일 환율... 달러가 무척 비싸다



오늘 미국 달러 가격을 보니 유로보다 비싸길래 깜짝 놀랐다. 미국 물가 수준이 안정되지 않아 조만간 또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뉴스도 나왔다. 초기 투자를 달러로 받은 우리 회사로서는 나쁜 일은 아니지만, 이후 투자도 달러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마냥 좋은 일은 아닐 수 있다. 환율도 적정 수준을 찾아가야 회사 운영에도 안정성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우리 같은 작은 회사야 괜찮지만 어떤 회사에는 태풍 같은 이슈일 것이다. 회사 운영은 역시 쉽지 않구나, 생각해 보게 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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