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은 데이터가 해줍니다!
우리 팀은 재택근무를 하는데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체크인을 한다. 체크인은 15분 정도로 끝나는데 오늘 아침 컨디션을 점수로 공유하고 각자 오늘 할 일을 이야기한다. 나는 인사 데이터 분석가로서 데이터 모으는 것을 좋아해서, 팀원들의 컨디션 점수를 구닥에 모아 놓는다. 새해를 맞아서 팀원들 컨디션 점수를 차트로 그려봤다.
[지난 1년간 팀원들의 컨디션 점수]
- 5점 만점이지만 왜인지 아침부터 10점을 외치는 저세상 텐션들이 존재했다.. (축을 뚫었음ㅎㅎ)
- 탄트는 올빼미형 인간이라 아침컨디션 그래프가 바닥에 깔렸다
- 사람마다 편차가 다른 것을 눈대중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음 (계산은 귀찮아서 패스..)
일자별 꺾은선 차트만 보면 단조로우니까, 같은 데이터로 최대한 여러 가지를 볼 수 있도록 데이터 테이블 만들 때부터 요일 정보를 넣어 요일별 트렌드를 볼 수 있게 만들어 두었다. 요일별 차트를 보니 예상외로 금요일에 컨디션이 높아지는 추이를 보이는 사람이 달리 하나뿐이었다. 달리를 빼고는 모두 경영진이라서, 경영진은 금요일에 좋을 일이 없는 거냐며 다 같이 빵 터졌다. 나도 금요일에 더 좋은 컨디션일 줄 알았는데 되려 다른 요일보다 약간 떨어지는 걸 보고 놀랐다. 특히나 탄트는 금요일이 되면 컨디션이 쭉 빠지는 걸 볼 수 있어서 한바탕 웃었다. 여러분 대표가 이렇게 힘든 것입니다..!
크든 작든 규모에 상관없이 모아서 볼 수 있는 데이터는 언제나 있다는 것을 상기하는 요즘이다. 회사 사이즈마다 모을 수 있는 데이터도 다르고,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들어가는 리소스도 다르다. 사내에 루틴하게 돌아가는 프로세스가 있다면 거기서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매달 타운홀 미팅이 있다면 미팅 참석인원을 세서 기록해 볼 수 있다. 야근 식대를 카드결제로 하고 있다면 전사적으로 금액을 합산해서 야근이 얼마나 많고 적은 지 추론해 볼 수도 있다. 인사 관련 데이터는 같은 데이터를 놓고도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모두 볼 수 있도록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팀도 컨디션 점수 차트를 보고 어떤 분이 2개년 데이터를 볼 수 있는지 물어봐서 그 자리에서 2개년 데이터를 뿌려서 차트를 그려봤다. 그러자 2개년 컨디션 점수의 추세선이 살짝 우상향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작년 한 해는 회사 경영이 그 전년도보다 어려웠는데, 그런 것과 상관없이 우리 팀은 각자의 컨디션을 더 좋게 인식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올해도 잘 기록해서 반기에 한 번은 리뷰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