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컨스택츠가 팁스에 선정되었습니다. 팁스는 초기 창업팀이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민간과 정부가 함께 투자를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정부지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IT 스타트업이 꼭 도전해야 하는 관문 중에 하나로 꼽힙니다. 팁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부 지원 사업들이 있는데 이런 프로그램이 대체로 중앙부처에 의해서 관리되기 때문에 자격 요건 등을 잘 챙겨야 합니다. 이런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창업기업확인서'라는 서류를 제출하는 것으로 요건에 맞는 회사임을 증명합니다. 팁스 협약을 앞두고 이 서류를 발급받으려는데 승인이 거절되었습니다. 대표가 예전에 운영하던 법인이 완전히 말소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중소기업법상 두 회사를 관계된 회사로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간 회사끼리 지분 관계가 있는 경우만 관계사라고 여겼던 저는 뒤통수를 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가 대기업 환경에만 너무 익숙해 있었구나. 다행히 초기 지분 상태에 대해서 잘 소명해서 창업기업확인서를 발급받아 위기를 넘겼습니다.
조금이라도 상식이 있었다면 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을 텐데, 너무 몰라서 감지조차 못했다는 게 씁쓸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경영지도사에 대해서 찾아봤는데 1차 시험 과목에 '중소기업법'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더구나 2차는 인적자원관리, 조직행동론, 노사관계론 세 과목이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참에 책을 한 번 보고 정리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1. 1차 - 객관식 6과목
1차는 일반시험을 치르는 방법과 양성과정에 입과하는 방법 두 가지가 있습니다. 위의 표는 일반시험에 대한 안내인데요 객관식 5지선다로 출제되고 6 과목입니다. 계산기 들고 가서 푸는 회계시험이 어렵다고 소문이 나있습니다. 또 공인영어시험을 보고 점수 제출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직장 경력이 긴 사람들은 보통 양성과정으로 입과를 합니다. 양성과정은 경력이 조건에 맞을 경우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게 하고 마지막에 양성과정 시험에 응시해 합격하는 것으로 1차 시험을 대체합니다. 과목은 똑같이 6과목이지만 시험이 4지선다로 출제됩니다. 난이도가 일반 시험보다는 쉽게 나온다고 합니다. 학원 교수님 의견으로는 1차 일반시험의 경우 합격률이 20% 대지만 양성과정으로 입과하면 80% 이상이라고 합니다. 또 영어도 자체 시험이 있어서 별도로 공인영어시험 점수를 마련하지 않아도 됩니다. 영어도 토익보다 쉽다는 후기가 많습니다.
양성과정 입과 조건은 아래와 같은데요, '진단, 지도 경력'에 정확하게 부합하지 않더라도 폭넓게 인정해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단 직장경력 연차가 부합하면 지원을 해보고 서류가 부족할 경우 경영지도사회에서 부족한 내용을 알려주기 때문에 보완을 하는 방법으로 하면 될 것 같아요.
2. 2차 시험 : 서술형 3과목
2차 시험은 총 세 과목입니다. 위의 표를 보시면 알겠지만 과목수보다 중요한 것은 지도분야를 선택해서 시험 응시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어떤 분야로 치더라도 경영지도사 자격증은 똑같이 나오기 때문에 자신 있는 분야를 선택하면 됩니다. 저는 인적자원관리를 선택해서 인사관리, 조직행동록, 노사관계론 세 과목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험은 과락이 있습니다. 즉 한 과목이라도 40점 미만을 받으면 다른 과목을 아무리 잘 봐도 탈락입니다. 인적자원관리 분야에서 과락 후보로는 단연 노사관계론이 꼽힙니다. 법률 관련 문제들이 암기가 완전하지 않으면 아예 쓸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노조가 없던 시절에 IT회사에 들어가서 희망퇴직도 해보고 회사 다니면서 노조가 생기는 경험도 해보니 법 구절구절이 많이 와닿습니다. 헌법 33조가 이렇게 중요한 거구나, 감동하면서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하는데 경영지도사 필요할까?
경영지도사 자격증만 있다고 해서 당장 중소기업 컨설팅을 나갈 수 있거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즉 필요는 자신이 결정하면 됩니다. 제 경우는 시험이 아니라면 주말에 책 펴고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시험을 선택했습니다. 혼자서도 중소기업법이나 노사관계 법령을 파악하면서 습득할 수 있다면 굳이 시험을 보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다만 대기업을 다닐 때보다 스타트업을 다닐 때 경영지도사가 공부하는 과목들이 더 유용한 것은 확실합니다. 왜냐면 스타트업이 중소기업이니까요.
신인적자원관리라는 책은 회사 생활하면서도 두 번이나 더 읽었던 책입니다. 최근 인사관리 공부 교재로 학원에서 받아서 첫 장을 폈는데요, 1장 첫 번째 기업 사례로 카카오가 등장했습니다. 두 번째 사례로는 피플 애널리틱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카카오에서 피플 데이터 분석 업무를 했던 저에게는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내가 인적자원관리의 최전방에서 일했구나,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과연 저는 과락의 덫을 피해 올해 경영지도사를 취득할 수 있을까요? 결과는 8월쯤 나올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