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관리 과목 응시자에 한하여
처음에 경영지도사 시험 보려고 했을 때 대표는 자기도 진작에 따려고 했는데,라고 말했다. 반면 가성비가 나쁘다며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 직접 시험을 보고 나니 나와 비슷한 상황의 사람에게는 추천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추천 이유를 정리해 본다.
경영지도사는 중소기업 컨설팅을 위한 자격인증이기 때문에 대기업 다니는 사람들은 대체로 관심이 없다. 나도 대기업에 다닐 때는 한 번도 경영지도사 취득을 고려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시험과목이 인적자원관리, 조직행동론, 노사관계법령이기 때문에 내용이 중소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회사 다닐 때 공부했다면 보고할 때 요리조리 활용하기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경영학 전공자라 옛날에 다 본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무를 하다가 다시 찬찬히 들여다본 교과서는 글자 이상으로 와닿을 때가 많았다. 또 인사담당자인데 그간 노사 관련 법령을 많이 모르고 일했다는 점도 깨달았다. 계약된 노무 법인이 있으니까 그때그때 물어보면서 했는데, 그래도 큰 틀에서 근로기준법이랑 노조법을 살펴보는 것이 무척 유익했다.
경영지도사 1차 시험에서 살펴보는 중소기업관련법령이 특히 스타트업 다니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많다. 나도 창업기업, 벤처기업, 중소기업의 차이가 무엇인지 이 과목을 통해 알게 되었다. 또 중소기업의 합병 분할에 대한 특례들이나, 벤처투자조합의 법적 요건 등 스타트업 법인 운영에 대한 법적 상식을 크게 늘릴 수가 있다. 이 과정에서 엔젤투자협회, 중소기업진흥원, 창업진흥원 등 다양한 관련 기관들의 각기 다른 존재 이유도 알게 되었다.
사람이 적은 스타트업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역할에 대응해야 하는 미션이 있다. 또 한 분야만 담당하더라도 협업할 사람이 적기 때문에 한 명이 많은 지식을 갖고 있어야 일이 수월하게 처리된다. 나도 회사 운영을 하면서 더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는 걸 자주 느꼈는데 이번에 경영지도사 시험 1, 2차를 치르면서 부족한 지식들을 채울 수 있었다.
이점이 경영지도사의 특장점이 아닐까 싶다. 인사관리 계통에서 경영지도사는 노무사 보다 한 단계 쉬운 시험으로 여겨진다. 노무사는 회사를 그만두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은 반면 경영지도사는 보통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 공부해서 취득하는 경우가 많다. 또 직장경력 10년 이상인 경우 1차 시험을 약간 쉬운 양성 과정으로 입과 해서 치를 수 있어서 경력이 10년 이상인 직장인들이 응시하기에 좋은 점이 있다. 물론 서술형 시험인 2차는 만만치 않아서 몇 달간 주말은 꼬박 희생해야 하지만 처음부터 공부를 바짝 하기 위해 도전한 시험이니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좋은 전략이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남는 것이 없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는 말이 있다. 나는 생각만 많고 배우지 않아 위태로운 처지로, 스타트업을 하다 보니 그 위태로움을 느끼는 계기가 종종 있었다. 주변에 부족한 지식을 채우기 위해 꾸준히 공부해서 새로운 업무도 숙달해 나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진득하게 문서 보는데 게으른 편이라서 결국 경영지도사 시험을 선택했다. 자기의 지식 추구 스타일을 파악하고 나처럼 게으른 학습자라면 덜컥 시험을 쳐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