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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Feb 15. 2023

일상의 논어 <자로子路16>-근자열원자래近者說遠者來


葉公問政 子曰 近者說 遠者來

섭공문정 자왈 근자열 원자래


-섭공이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했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들이 옵니다."



섭공은 <술이> 편 18장에 등장했던 인물이지요. 용을 좋아해 '섭공호룡葉公好龍'이라는 고사성어 주인공이 된 초나라의 귀족입니다.  


공자는 정치에 대한 질문에 많은 답변을 남겼지요. 그 중에서도 이 구절은 현대 정치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곁의 참모나 부하들이 아니지요. 자국민입니다. 국민들에게 잘하면 외국에도 훌륭한 리더라고 소문나기 마련입니다. 타국 외교관들과 정보 요원들이 놀고 자빠져 있지는 않으니까요. 외신 기자들은 공정한 시각으로 우리 내부 사정을 자국 독자들에게 알립니다. 아무리 국내 언론을 통제해도 외신 보도는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리더는 거꾸로 하기를 좋아합니다. 국민들을 열받아 속 터지게 만들고 기회만 생기면 어떻게든 해외에 나가 그럴듯한 장면을 담아 오려고 애쓰지요. 하지만 제아무리 연출에 신경 써도 사람들은 진정성 없음을 알아보는 법입니다. 국민들도 알고 타국 정상들도 알며 외국인들도 다 압니다. 


국민들을 괴롭히는 무능한 리더를 만나러 누가 오겠습니까? 그러니 외교의 균형추가 자꾸 기우는 것입니다. 만남을 갖기 위해 자꾸 뭔가를 내줄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외교의 상식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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