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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Feb 14. 2023

일상의 논어 <자로子路15>-위군난위신불이爲君難爲臣不易


定公問 一言而可以興邦有諸 孔子對曰 言不可以若是其幾也 人之言曰 爲君難 爲臣不易 如知爲君之難也 不幾乎一言而興邦乎 

曰 一言而喪邦有諸 孔子對曰 言不可以若是其幾也 人之言曰 予無樂乎爲君 唯其言而莫予違也 如其善而莫之違也 不亦善乎 如不善而莫之違也 不幾乎一言而喪邦乎

정공문 일언이가이흥방유저 공자대왈 언불가이약시기기야 인지언왈 위군난 위신불이 여지위군지난야 불기호일언이흥방호

왈 일언이상방유저 공자대왈 언불가이약시기기야 인지언왈 여무락호위군 유기언이막여위야 여기선이막지위야 여불선이막지위야 불기호일언이상방호


-정공이 물었다. "한마디 말로 나라를 흥하게 할 수 있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말이란 그와 같이 장담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의 말에 "임금 노릇하기 어렵고 신하 노릇하기도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만일 임금 노릇하기 어렵다는 것을 안다면 한마디 말로 나라를 흥하게 하기 가깝지 않겠습니까?"

정공이 말했다. "한마디 말로 나라를 망하게 할 수는 있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말이란 그와 같이 장담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의 말에 "나는 임금 노릇하는데 즐거움이 없다. 다만 말을 하면 나를 거스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만일 선한 말인데 거스르지 않는다면 좋지 않겠습니까? 만일 불선한 말인데 거스르지 않는다면 한마디 말로 나라를 망하게 하기 가깝지 않겠습니까?"      



정공은 노나라 임금입니다. 노나라 마지막 왕인 애공의 선왕으로 공자를 등용했던 인물입니다. 


'언불가이약시기기야言不可以若是其幾也'는 '言+不可+以若是+其幾也'로 나누어 읽을 수 있습니다. '말이란+옳지 않다+그와 같은 방식으로는+가깝게 기약하다'이니 '말이란 그와 같은 방식으로는 가깝게 기약해서는 안 되다'로 직역되므로 위와 같이 '장담하다'의 뜻으로 자연스럽게 풀이했습니다.


임금이란 백성들을 하늘처럼 섬겨야 하는 존재입니다. 하늘을 대신하여 백성들을 보살펴 잘 먹고 잘 살도록 덕치를 베풀어야 하지요. 그러니 일도 많고 공부할 것도 많아 쉴 틈이 없습니다. 임금을 보좌해야 하는 신하들 역시 마찬가지이겠지요. 임금의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여 혼신의 힘을 다한다면 나라가 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반대로 임금이 뭐하는 자리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그저 권력을 행사하는데 도취되어 아무 말이나 지껄이고 명령한다면 주변에 간신배들만 들끓을 테니 나라 망하는 것 순식간이겠지요. 


지금 이 나라가 '눈 떠 보니 후진국' 소리 듣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주권자로서의 권리 행사 의무에 소홀하면 나라가 한 순간에 나락으로 빠지는 꼴을 보게 되고 개인의 삶도 꼬이게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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