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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un 26. 2023

일상의 논어 <양화陽貨12>-색려내임色厲內荏

子曰 色厲而內荏 譬諸小人 其猶穿窬之盜也與

자왈 색려이내임 비저소인 기유천유지도야여 


-공자가 말했다. "낯빛은 위엄 있게 하지만 내면이 유약한 사람은 소인에게 비유하자면 다만 

담장에 구멍을 뚫어 통로를 내는 도둑과 같으니라."



담장에 구멍을 뚫고 있는 도둑의 마음은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누군가에게 발각되지나 않을까 하여 수시로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작은 소리 하나에도 마음을 졸이지요.


겉으로는 아무리 담대한 척, 뭔가 생각이 있는 척, 입술을 앙다문 표정을 지어도, 내면이 유약한 사람의 마음이 그와 같다는 것입니다. 색려내임은 내유외강과 같은 긍정적 뉘앙스가 아닙니다. 


내면이 유약한 이유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무식하고 개념 없는 자신의 실체를 알아챌까봐 노심초사하기 때문입니다. 


구멍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갔다가 들켰을 때 도망가면 그나마 양심이 있는 도둑입니다. 강도로 돌변하는 자는 본래 성정이 흉악한 것입니다. 그런 놈은 잡아서 엄하게 가중 처벌해야 하지요. 


내면이 부실한 음흉한 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운이 좋아서 높은 자리에 올랐어도 자기 주제를 알고 내려와야 하는데 적반하장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놈은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해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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