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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un 25. 2023

일상의 논어 <양화陽貨11>-예운악운禮云樂云

子曰 禮云禮云 玉帛云乎哉 樂云樂云 鐘鼓云乎哉

자왈 예운예운 옥백운호재 악운악운 종고운호재


-공자가 말했다. "예다 예다 말들 하지만 옥과 비단을 일컫는 것이겠는가? 악이다 악이다 말들 하지만 종과 북을 지칭하는 것이겠는가?"



옥으로 만든 액세서리를 차고 비단으로 만든 의상을 걸쳤다고 예를 갖춘 것이 아니요, 종과 북 같은 악기들을 연주한다고 음악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TPO에 맞는 정갈한 복장이면 충분하지요. 예란 사람에게서 저절로 배어 나오는 기품입니다. 그것은 타인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공손한 태도, 억지로 꾸미지 않는 언행에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즉, 인한 마음이 본질입니다.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고, 돈이 많다고, 권력이 높다고 으스대는 마음이 있는 한 겉으로 제아무리 격식을 갖추고 그럴싸한 말을 지껄이며 선행을 위장해도, 사람들은 다 알아챕니다. 텅 빈 뇌와 한기로 가득한 내면은 결코 숨겨지지 않는 법입니다. 


최고의 기타, 베이스, 피아노, 드럼 등을 모아 놓았다고 해서 그것이 저절로 좋은 음악을 만들어 내지는 않습니다. 오랫동안 갈고 닦은 뮤지션들의 프로다운 연주 실력만으로도 되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곡조에 얹힌 공감 가는 가사와 그것을 전달하는 호소력 넘치는 보컬의 가창력이 하모니를 이루며 그 어느 것도 빠지거나 더해질 수 없는 완전체가 될 때 청중들의 영혼을 두드리는 최고의 음악이 됩니다. 현대 대중음악 관점에서 풀이해 보았습니다. 조용필의 노래가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 받고 있는 이유, 김광석의 노래가 여전히 우리의 가슴을 적시는 까닭은 그들의 음악이 세월을 초월한 경지에 올라섰기 때문인 것입니다.      


그러나 위의 설명은 공자가 하고자 하는 말의 진의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양화> 편에서 공자는 계속 시에 대한 얘기를 이어 오고 있지요. 공자는 지금 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를 공부하여 시적 정서를 함양하지 않고서는 예와 악이 가능하지 않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글을 읽든, 우리는 항상 전체 맥락에서 부분의 의미를 파악하는데 익숙해져야 할 것입니다.  


아래 링크의 글을 함께 읽을 때 공자가 위의 구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뜻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https://brunch.co.kr/@luckhumanwork/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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