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연의 일부다.
천간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로, 지지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로 순차적으로 나아가며 순환합니다. 천간과 지지가 60개의 조합을 이루니 지구는 60년마다 좌표의 순환을 거듭하게 됩니다. 그 좌표들을 지나가는 과정 자체가 인간에게는 시간으로 반영됩니다. 시간 속에서 지구도 변하고 우리도 변합니다.
인간은 우주에 펼쳐진 원소들과 동일한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별의 후손이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좌표들은 각각 상이한 에너지를 품고 있으면서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기에 지구의 좌표 간 이동은 반드시 인간에게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인간이 가진 에너지의 구성과 파장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좌표를 지날 때 받는 영향도 각각 다르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공간의 계절이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끊임없이 순환할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계절의 순차적인 변화와 순환은 그 계절에 노출되어 살아가는 생명체들의 적응을 자연스럽게 도와줍니다. 예를 들어 더위와 추위 그 자체만으로 무 자르듯이 계절이 나뉘어 있다면 상당히 많은 비율의 인간이 적응에 실패하여 몸에 무리를 느끼게 되고 자칫 사망에 이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연은 순차적인 흐름 속에서 생명체들의 자연스러운 적응이 가능하도록 배려합니다. 무더위와 강추위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생명체들에게 필요한 물질을 만들고 새로운 생명과 물질의 생장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휴식의 과정입니다.
우리 운명 설계자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보지요. 인간이 스스로의 운명을 파악하고 순응하게 하기 위한 척도로서 지구 위의 자연 그 자체보다 나은 것은 없었을 것입니다. 자연의 순환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일 뿐이며 자연의 모든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원형이정元亨利貞의 이치를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유한한 생명체임을 가르칩니다. 다른 모든 생명체가 그러하듯 생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원의 보충을 위해 요구되는 최소한의 투쟁과 살생만을 하며 저장과 축적, 그리고 소유가 아니라 존재와 존재가 상생하며 더불어 사는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라는 가르침을 일깨우는데 자연보다 선명한 대상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과거의 위대한 성인들은 인간의 삶을 자연에 투영하여 늘 자연으로부터 배우기를 희구하였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