夫迹 履之所出 而迹豈履哉
부적 이지소출 이적기리재
-무릇 발자국이란 걸음으로 인해 생기는 것일 뿐, 그것이 어찌 실제 발걸음일 수 있겠소? - 천운(天運)
노담(노자)을 만나고 온 공자는 사흘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노자에게 어떤 가르침을 전해 주고 왔냐는 제자들의 질문에 공자는 마침내 입을 엽니다. "나는 처음으로 용과 같은 존재를 보았다.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 였는데 어찌 가르침을 줄 수 있었겠느냐?"
깜짝 놀란 자공은 스승의 소개로 노자를 만나는데 큰 충격을 받아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할 지경이었습니다. 자공은 훗날 노나라와 위나라의 재상을 지낼 정도로 정치적 식견이 높고, 이재에도 밝아 큰 부를 축적하여 공자를 후원했던 인물이지요.
공자와 노자와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저는 육경(<<시경>>, <<서경>>, <<예기>>, <<악경>>, <<역경>>, <<춘추>>)을 공부하여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72명의 임금에게 가르침을 전하였으나 한 명도 저를 써 주지 않았습니다. 사람은 설득하기 어렵고, 도는 깨닫기 어렵군요."
공자가 이런 취지로 묻자 노자가 답합니다. "그런 경전들에는 선왕들의 해묵은 발자취가 들어 있을 뿐이오." 위의 구절은 이 다음에 이어집니다.
노자를 만난 후 석 달 동안 외출하지 않던 공자는 노자를 찾아가 말합니다. "오랫동안 조화의 이치를 따르지 않았으니 제가 어찌 사람들을 교화시킬 수 있었겠습니까?" 이 말에 노자는 마침내 공자가 도를 터득했음을 인정합니다.
<<장자>>에 노자와 함께 등장하는 공자는 여러모로 많이 부족한 사람으로 그려집니다. 그만큼 노자가 대단한 인물이라는 것이며, 유학이란 도(道)라는 근본 원리로부터 더 멀어지게 만들며 분별심만을 키우는 대수롭지 않은 학문이라는 것이겠지요.
어떤 분야를 공부하든 체계적으로 쌓은 지식 수준 위에서 통찰력이 생겨 나는 법입니다. 그래서 근원을 파악하고 핵심에 육박해 들어가는 능력은 하루 아침에 형성되지 않습니다. 파편적인 정보를 이리저리 주워 듣고 아무렇게나 엮어 말로 내뱉는다고 해서 저절로 말이 되지는 않지요. 말 같지 않은 말을 우리는 헛소리나 개소리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지금 발자국을 신발이라고 우기며 훈계하기를 즐기는 위대한 지도자의 시대에 살고 있지요. 도리도리 동작에서 쏟아져 나오는 그의 주옥 같은 말 같지 않은 말을 듣는다면 아마 노자조차 고개를 절레절레할 것입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419103?sid=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