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신 하백은 황하를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북쪽 바다를 만난 그는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북쪽 바다의 신 약은 강을 벗어나 바다의 존재를 알게 된 하백을 대화의 상대로 삼아 줍니다. 그가 하백에게 들려 주는 얘기들 중 큰 지혜를 가진 사람의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큰 지혜를 가진 사람은,
-과거와 현재에 두루 밝기에 먼 미래의 일에도 어둡지 않다.
-얻어도 기뻐하지 않고 잃어도 걱정하지 않는다. 소유의 무상함을 알기 때문이다.
-삶을 기뻐하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끝과 시작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따지는 것이 가능하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약의 이야기를 들으며 하백의 인식의 지평은 넓어집니다. 시작과 끝이 정해진 만물의 변화에 현혹되어 마음을 의지하는 대신 끝도 시작도 없는 도의 불변성을 알아차릴 때 참된 본성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돈'이 거의 절대적인 가치를 갖게 된 인간 사회에는 위선과 기만, 음모와 협잡, 배신과 증오가 판치고 있습니다. 소유의 권능에 대한 전폭적 믿음과 순전한 사랑은 신앙과도 같을 정도이지요. 우리 사회의 속성을 결정짓는 결정적인 요인은 정치 지도자의 자질과 능력입니다. 아무리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에게 권력이 있다고 자위해 본들, 망동하는 무능하고 파렴치한 자를 권좌에서 끌어내릴 수 없는 현실은 권력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을 실감하게 해줍니다. 그럼에도 인간 사회 안에서 시작된 모든 것에는 끝이 있습니다. 종시(終始), 불의한 정권의 끝에서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강의 길은 바다로 이어져 있습니다. 바다는 탁한 강물을 피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