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

by 오종호

吾以其來不可卻也 其去不可止也

오이기래불가각야 기거불가지야


- 나는 오는 것은 물리치지 않고, 가는 것은 불잡지 않소. - 전자방(田子方)


<<맹자>>의 '왕자불추 내자불거(往者不追 來者不拒-가는 사람 잡지 않고, 오는 사람 막지 않는다)'를 연상시키는 구절입니다. 자(者)는 '것'으로 번역해도 무방하니까요.


손숙오는 초나라의 영윤(지방 장관) 자리를 세 번 역임하면서도 영화를 누리지 않았고, 물러나면서도 우울해하지 않았습니다. 견오가 손숙오의 마음씀의 비결에 대해 묻자, 손숙오가 위와 같이 답했습니다. 그가 말을 이어갑니다.


"관직의 득실이 나에게 달려 있지 않다고 여겼기에 우울해할 필요가 없었을 따름입니다. 내가 어찌 남보다 뛰어나겠습니까? 또한 그 뛰어남이라는 것이 관직에 있는 것인지 저 자신에게 있는 것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관직에 있다면 저와는 무관한 것이요, 저에게 있다면 관직과 무관하겠지요. 그러니 그저 물러나 사방을 바라보며 유유자적할 뿐, 어찌 사람들이 귀하다 천하다 하는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있겠습니까?"


부와 명예에 대한 사람들의 탐욕에는 인정 욕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내면이 부실하니 자신을 그럴듯하게 포장해 줄 수단을 갈구하는 것이요, 그것들 중에 돈과 권력만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기이하게 생긴 까치를 발견하고 활을 쏘려 던 장자의 눈에 나무 그늘 속에서 쉬면서 울고 있는 매미가 들어옵니다. 이 매미를 노리고 사마귀 한 마리가 다가오고 있었지만 매미는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사마귀가 매미를 향해 몸을 날리던 찰나, 까치가 잽싸게 사마귀를 낚아챕니다. 저마다의 이익을 탐하느라 자신에게 다가오는 위험을 알아채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을 잘 비유하고 있지요.


서로 물리고 물린 관계 속에서 물질에 정신이 팔려 자기 자신조차 망각한 채 아귀다툼하는 평범한 인간 군상들 틈에서 내면의 만족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 비범한 사람의 아름다운 삶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