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

by 오종호

夫爲天下者 亦奚以異乎牧馬者哉 亦去其害馬者而已矣

부위천하자 역해이이호목마자재 역거기해마자이이의


- 천하를 다스리는 것이 말을 기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다만 말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덜어 내는 것일 따름이지요. - 서무귀(徐無鬼) / 장자-잡편2



황제가 신하들을 이끌고 대외라는 인물을 만나기 위해 구자산을 향하여 길을 떠납니다. 양성 땅에서 길을 잃은 일행은 구자산과 대외가 있는 곳을 알고 있다는 목동을 만납니다.


황제가 말합니다.


"기이한 아이로다. 단지 구자산을 아는 것만 아니라 대외가 있는 곳까지 알다니. 천하를 다스리는 법도 묻고 싶구나."


목동이 위와 같이 답해 주자, 황제는 두 번 머리 숙여 인사하고 스승이라 부른 다음 물러납니다.



자연에서 도를 배운 목동의 말에 황제는 정치의 본질을 단박에 깨우칩니다. 처음에야 농담조로 물었겠지만 신분과 나이 차이에 얽매이지 않고 진심으로 가르침을 수용하는 태도를 보인 데서 황제의 기품을 느낄 수 있지요.


녹화 영상으로 송출된 대통령의 신년 대담에는 정치의 본질이 담겨 있지 않았습니다. 제아무리 미사여구로 포장한들 라이브로 카메라 앞에 서기를 회피하려는 무능한 리더와 참모들의 비겁함을 감출 수는 없지요. 비겁한 태도로부터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실된 말이 나올 리 만무합니다.


여기에 더해 '괴랄함'의 극치를 보여 주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조롱거리로 전락한 '대통령의 설 명절 인사'는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집단의 기획이라는 것이 얼마나 처참한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 주었습니다. 이들의 머릿속에는 1980년대가 세팅되어 있음이 분명해 보입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성은이 망극한 영상을 감상해 보시지요. 영상을 다 봐야 댓글 읽는 재미가 더욱 커집니다. 우리가 저마다 힘에 겨운 인생의 무게로 넘어질 때 그 순간이 바로 우리들의 웃음이 필요한 거죠~.



https://youtu.be/z-hTGhEp-wQ?si=_50WWehlpZy33iK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