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無以爲質矣 吾無與言之矣
오무이위질의 오무여언지의
- 내게도 마음을 터놓을 사람이 없어졌구나. 내게도 더불어 얘기를 나눌 사람이 없어졌구나. - 서무귀(徐無鬼) / 장자-잡편2
장자의 친구 혜자가 죽었습니다. 혜자의 묘 앞에서 장자가 제자들에게 말합니다.
"영 땅에 살던 어떤 사람이 자신의 코 끝에 파리 날개 만한 크기로 진흙을 칠하고는 장석이라는 대장장이에게 진흙을 떼게 했다. 장석은 도끼를 휘둘러 진흙을 떼어 내면서 코에는 상처를 내지 않았지. 부탁한 사람도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송나라 임금이 이 얘기를 듣고 장석을 불러 자신에게도 그 솜씨를 보여 달라고 했지. 이제는 할 수 없다고 장석이 말했다. 자신의 기술을 받아 주던 사람이 죽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위와 같이 한탄합니다.
장자는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누었던 친구를 잃은 슬픔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삶과 죽음을 분별하지 않았던 장자가 혜자의 죽음 그 자체에 깊은 감정을 실었을 리는 없겠지요. 비록 혜자는 장자처럼 포부가 큰 인물은 아니었지만 장자는 그와 자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재능도, 지혜도, 상대가 있을 때 의미를 갖게 됩니다. 장자에게 혜자는 그런 '상대'였던 것이지요.
'나'의 영혼과 공명할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그 한 명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