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자로 등용되어 크게 쓰인다. 대의를 추구하라.
九二 在師中 吉 无咎 王三錫命
象曰 在師中吉 承天寵也 王三錫命 懷萬邦也
구이 재사중 길 무구 왕삼석명
상왈 재사중길 승천총야 왕삼석명 회만방야
-군대의 중심에 있어 길하고 허물이 없다. 왕이 세 번의 명을 하사할 것이다.
-군대의 중심에 있어 길한 것은 하늘의 총애를 받기 때문이다. 왕이 세 번의 명을 하사하는 것은 천하를 편안하게 하라는 뜻이다.
구이는 내괘에서 득중했고 구오와 정응하고 있으니 왕의 신임을 받아 군대를 통솔하는 총지휘관의 상입니다. 괘사에서는 구이를 장인丈人이라고 했지요. 내호괘 진괘는 장남長男을 뜻하니 역시 대장의 의미가 나옵니다. 회사로 보면 대표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받아 조직원들을 이끌고 있는 팀장, 부서장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석錫'은 6괘 천수송괘의 상구에서 나왔던 단어입니다. 천수송괘 상구의 효사가 '上九 或錫之鞶帶 終朝三褫之 상구 혹석지반대 종조삼치지 / 반대를 하사 받더라도 아침이 지나기 전에 세 번 빼앗길 것이다' 였었지요. 여기에서도 '세 번'이 등장한 바 있습니다. 석錫은 35괘 화지진괘의 괘사에 한 번 더 등장합니다. '晉 康侯 用錫馬蕃庶 晝日三接 진 강후 용석마번서 주일삼접.' 여기에도 '세 번'이 나오네요. 이렇게 주역에 있는 단어, 숫자는 그냥 심심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 정교한 관계성 속에서 유의미하게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는 왜 왕이 명을 세 번 내렸다고 했을까요? 지수사괘의 배합괘는 13괘 천화동인괘입니다. 외괘 건괘 왕이 외호괘 건괘 명命을 내호괘 손괘로 내리는 것입니다. 내괘 리괘에서 숫자 3이 나옵니다. 저는 공자가 말한 '회만방야'를 '천하를 편안하게 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때 왕이 내린 '삼명三命'의 의미가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구이가 동하면 내괘가 감괘에서 곤괘로 바뀌지요. 험한 세상이 평안해지는 상입니다. 지괘는 2괘 중지곤괘가 됩니다. 만물을 길러 이롭게 하는 땅의 섭리가 천하에 도래하는 것입니다. 중지곤괘의 괘사를 다시 읽어보시면 의미가 보다 분명해질 것입니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와 우리의 삶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분야의 학자, 전문가들이 나름의 추론을 하고 있지요. 정치의 역할, 정부의 기능이 이전보다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리더 혼자 모든 것을 다할 수는 없지요. 리더는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입니다. 그 방향을 제시한 근거로서의 국정 철학을 확고히 가진 사람입니다. 그의 철학과 비전에 공감하고 그로부터 능력을 인정 받은 역량 있는 관료들이 나라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매시간을 소중히 사용하는 지수사괘의 구이이기를 바랍니다.
경자년은 기존의 자본주의 체제(庚)가 해체되는(子) 시발점입니다. 파괴적 해체가 아니라 창조적 해체입니다. 간방艮方에 위치한 갑甲 대한민국이 새로운 시대의 리더로 도약하는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의 이러저러한 향후 전망에 대해 귀를 기울이는 대신 정갈한 마음으로 하늘에 물어보세요. 코로나 이후의 세계, 인류의 삶, 우리나라의 위상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럼 하늘이 뜻을 내려줄 것입니다. 오늘 하루, 그 뜻을 잔잔히 음미해 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