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달려가면 한 시간. 아직은 바닷바람이 매서운 3월 초순의 어느 주말, 우리는 강화 동막해변에 도착했다. 바다를 생전 처음 만나는 지교의 흥분은 폭발적인 질주로 이어졌다. 딸과 함께 해변을 달리던 지교는 물을 싫어하는 것을 잠시 잊었는지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들어갔다가 흠뻑 젖은 채 돌아왔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심장이 덜컥했던 식구들이 지교를 빙 둘러싸고 수건으로 닦고 말리고 담요를 덮어주자 이내 안정을 찾았는지 지교는 모래에 앉아 지긋이 파도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흥분된 표정으로 다시 해변을 달리고 문득 멈춰서 멀리 수평선을 향해 내려오는 태양에 한 동안 시선을 주기도 했다.
그 후로 지교는 뜨거운 여름 해변에서 사람들의 귀여움을 받으며 물놀이의 기쁨을 익혔고, 동해 바다의 푸른 파도에서 바다의 거친 힘도 배웠으며, 일출의 장엄함을 온몸으로 깨우치기도 했다. 분명 그랬을 것이다.
가끔 지교가 낮잠에서 깨어 나른한 하품을 할 때 나는 지교가 바다가 선사하는 자유를 다시 가슴에 품고 싶어함을 느끼곤 한다. 자유를 찾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의 자유 아닌가.
바다를 만난 하늘 끝을 향해
심장처럼 이글거리다
가슴처럼 따뜻해진,
오늘을 묵묵히 견뎌낸
한 마리 해가 지고 있다
- 지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