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던 성과를 거둔다. 더 무리하지 말고 덕을 베푸는데 만족하라.
上九 旣雨旣處 尙德載 婦貞厲 月幾望 君子征凶
象曰 旣雨旣處 德積載也 君子征凶 有所疑也
상구 기우기처 상덕재 부정려 월기망 군자정흉
상왈 기우기처 덕적재야 군자정흉 유소의야
-이윽고 비가 내렸다가 이미 멈추었기에 오히려 덕이 가득해진다. 처가 고집하면 위태롭다. 달은 꽉 차지 않아야 좋으니 군자가 무리해서 나아가면 흉할 것이다.
-이윽고 비가 내렸다가 이미 멈추었기에 덕이 쌓여 가득해지는 것이다. 군자가 무리해서 나아가면 흉한 이유는 의심을 받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상구가 동하면 외괘가 감괘로 변합니다. 드디어 괘사에서 얘기했던 '밀운불우密雲不雨'의 아쉬움을 해소하는 감괘 단비가 외괘 손괘로 내립니다. 마침내 때가 되어 목표했던 '소축'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비가 오래도록 많이 내렸다면 '대축'이 되었겠지요? 적당히 내리고 그쳤습니다. 아직은 크게 쌓을 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비가 그쳤기 때문에 오히려 덕이 가득해진다고 했습니다. 한꺼번에 크게 쌓으려 욕심을 부리지 않고 분수를 지킬 줄 아는 까닭입니다. 지금의 소명을 알고 다음을 향해 속도를 조절하며 마음을 다스릴 줄 알기 때문입니다. '상덕尙德'을 '덕을 숭상하다' 또는 '높은 덕'의 뜻으로 해석하는 것은 이 대목의 역사적 배경과 관련이 있습니다. 저는 그 배경 지식 없이도 상구 효사의 의미가 매끄러우려면 '오히려'로 풀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역사적 기록에 비추어봐도 이렇게 보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비가 계속 내렸으면 역사 속 문왕도 지금의 우리도 아마 자만하기 쉬울 것입니다. 조금은 얻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노력한 것에 비해 기대 이상의 보상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과거처럼 치열하게 노력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적당히 해도 큰 성취가 돌아올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고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바라는 심리 상태에 젖기 때문입니다.
'부婦'는 외괘 손괘에서 나오는 상입니다. 손괘에는 장녀의 뜻이 있지요. 주역에서 정貞은 '바르게 하다'의 의미 외에 '고수하다, 고집하다'의 뜻으로 많이 쓰입니다. 결국 육사를 비유하는 글자입니다...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