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에 어긋나는 욕망을 버리라. 그렇지 않으면 망한다.
六三 眇能視 跛能履 履虎尾 咥人 凶 武人爲于大君
象曰 眇能視 不足以有明也 跛能履 不足以與行也 咥人之凶 位不當也 武人爲于大君 志剛也
육삼 묘능시 파능리 이호미 질인 흉 무인위우대군
상왈 묘능시 부족이유명야 파능리 부족이여행야 질인지흉 위부당야 무인위우대군 지강야
-애꾸가 환히 보려 하고 절름발이가 먼 길을 걸으려 하는 것은 꼬리를 밟아 호랑이가 사람을 무는 것과 같아 흉하다. 무인이 임금이 되려고 하는 셈이다.
-애꾸가 환히 보려 하는 것은 밝음이 부족한 것이요 절름발이가 먼 길을 걸으려 하는 것은 더불어 가기에 부족한 것이며, 호랑이가 사람을 무는 흉한 일이 생기는 까닭은 자리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무인이 임금이 되려고 하는 것은 뜻만 강하기 때문이다.
'묘시파리眇視跛履'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바로 주역의 이 대목에서 나온 것으로 위에 적은 대로 '애꾸가 환히 보려 하고 절름발이가 먼 길을 걸으려 한다'는 사전적 정의를 갖고 있습니다. '분에 넘치는 일을 하다가는 오히려 화를 자초함을 이르는 말'이라고 사전은 덧붙이고 있습니다.
애꾸와 절름발이는 단순한 비유일 뿐이지요. 그 이상의 의미를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아마도 요즘 나오는 책에 이런 예를 든다면 장애인 차별이라는 비난을 받기 십상이겠지요. 모르긴 몰라도 옛날 신분제 하의 농경사회에서는 전쟁과 노동, 형벌, 사고 등으로 인해 육체에 손상을 입은 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불구로 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을 것입니다. 당시의 시대상을 감안하면 클리셰적인 예임을 알 수 있습니다.
눈이 한쪽 없는데 두 눈으로 보는 것처럼 밝게 볼 수는 없겠지요. 다리 하나가 온전하지 못한 데 두 다리로 걷는 것처럼 멀리 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분수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습니다...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