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업무를 추진하지 말고 새로운 자리로 나아가지도 말라. 돌아가라.
上九 視履 考祥 其旋 元吉
象曰 元吉在上 大有慶也
상구 시리 고상 기선 원길
상왈 원길재상 대유경야
-지나온 삶의 발자취를 돌이켜보며 복되고 길한 조짐이 있는지 살펴보라. 만일 없다면 돌아가야 매우 길하다.
-매우 길한 것이 위에 있다는 것은 경사스러운 일이 크게 있다는 것이다.
리履는 걸어온 길이요, 시視는 보는 것이니 지난날을 성찰하는 것입니다. 상祥은 상서로운 것인데 여기에서는 '조짐', '징조'의 뉘앙스가 중요하니 풀어서 해석했습니다. 즉, 과거의 상황이나 일이 중단된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인데 그것이 상서로운지 상서롭지 않은지 잘 따져보라는 것입니다. 상서롭다면 해왔던 방식대로 이어가면 되지만 상서롭지 않다면 나아가지 말고 멈추는 것이 좋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온 비우량 거래처가 갑자기 이전에 없던 큰 액수의 발주를 낸 상황이라면, 무조건 "이게 왠 횡재냐?"라고 생각하며 여기저기서 원자재를 긁어모아 납품할 일이 아니지요. 만일 거래처가 외부에서는 알기 어려운 재무적인 한계 상황에 봉착한 탓에 미봉책으로 엄청난 수량의 제품을 생산하여 헐값에 판매함으로써 현금을 확보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라면 납품대금을 제대로 회수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한방에 회사가 흔들흔들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발주를 받고 점을 쳐서 천택리괘의 상구를 얻었다면 "폐사의 여력이 부족하여 좋은 기회를 받기 어렵기에 아쉽고 송구할 뿐입니다"라고 답하여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 낫다는 것입니다...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