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원칙대로만 강하게 밀고 나가지 말라. 융통성을 발휘하라.
九五 夬履 貞厲
象曰 夬履貞厲 位正當也
구오 쾌리 정려
상왈 쾌리정려 위정당야
-강하게 행하기만 하면 바르게 하더라도 위태로울 것이다.
-강하게 행하기만 하면 바르게 하더라도 위태로운 것은 자리가 정당하기 때문이다.
구오는 중정한 자리입니다. 외괘 건괘의 중을 얻었으니 굳세고 강한 성정의 리더입니다.
내외괘의 위치를 바꾸어 만드는 착종괘錯綜卦가 43괘 택천쾌괘이기에 '쾌리夬履'라는 단어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택천쾌괘는 결단을 얘기하는 괘이지요. 강력한 구오 리더는 매사에 거침없는 결단을 계속하는 사람이라는 것이지요. 강하기만 하면 부러지는 것은 리더의 경우도 예외가 아닙니다. 용장勇將 밑에 약졸 없다고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덕장德將을 능가하는 용장은 없는 법이지요. 전투에서 한 번만 패배해도 책임을 물어 목을 베는 리더나 경쟁 프리젠테이션에서 한 번만 떨어져도 잘라 버리는 리더라면 아랫사람들이 진심으로 따르기 어려울 것입니다. 수하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회만 엿보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구오 리더가 소위 '원칙'이라는 미명 하에 자신의 소신만을 주장한다면 그것이 설사 바른 경우라도 불평불만이 쌓이기 마련입니다. 구오가 동하면 지괘는 38괘 화택규괘가 되지요. 융통성이 부족한 리더가 이끄는 조직은 결국 구성원들 간의 불통과 반목으로 인해 어려운 지경에 놓이게 되고 말 것입니다.
공자도 '자리의 바름과 마땅함'이 오히려 독이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 아무리 똑똑해도 혼자서는 일이 되도록 만들 수 없기에 구성원들을 모아 조직을 만드는 것입니다. 리더가 부하 직원들의 능력을 믿고 그들에게 일을 맡기며, 늘 오픈마인드로 그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 의사결정에 반영할 때 조직은 생명력이 넘치고 직원들은 행복할 것입니다. 좋은 성과가 자연스레 뒤따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