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는 날 아침, 분주히 짐을 챙기면 지교의 흥분도가 서서히 올라감을 느낀다. 지교는 이제 본능적으로 아는 것이다. ‘아, 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는 구나. 야호, 신난다!’ 이런 지교의 생각을 표정에서 읽을 수 있다.
우리의 준비 과정에서 지교는 가까운 한강공원으로 바람 쐬러 가는 것인지 아니면 식구들 모두 함께 멀리로 여행을 떠나는 것인지 모두 알아챈다. 그리하여 후자일 경우 녀석의 얼굴에 한 가득 설렘이 배어드는 것이다.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고 때로는 우울해져서 햇살 좋은 날이면 어디로라도 훌쩍 떠나고 싶어지는 충동이 이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지교도 이 지점에서 사람의 마음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길 막힐 때 차 안에서 지루해 하는 것이나 중간에 휴식을 취하며 바깥바람을 쐴 때 행복해하는 것이 사람의 감성과 똑같은 것이다. 나 자신보다는 가족의 기쁨이 여행의 참 의미이듯, 가족 구성원 누구도 기쁨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나는 지교가 함께 갈 수 있는 곳으로 여행지를 선정했다.
여행지에 도착하여 풍경을 바라보며 뛰어다니다 함께 앉아 가뿐 숨을 고르다 보면 동네에서 공원과 야산을 산책할 때와는 다른 새로운 교감이 이루어진다. 낯선 곳으로 함께 무리 지어 이동한 다음 포식을 즐긴 후의 나른한 휴식과 기분 좋은 헐떡임. 내가 개가 된 것인지 지교가 사람이 된 것인지 야릇한 하나됨의 순간…
그곳이 어디든
좋은 곳임을 알아요.
식구들의 설렘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곳이 어디든
내가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해요.
언제나 즐거웠어요.
아빠가 데려다 주는 그곳은.
얼른 차를 타고 싶어요.
오늘의 그 곳이 너무 궁금해요.
서둘러요 아빠!
- 지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