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공과를 덕으로 살피라.
六五 幹父之蠱 用譽
象曰 幹父用譽 承以德也
육오 간부지고 용예
상왈 간부용예 승이덕야
-아버지의 고를 관장하면 명예롭게 될 것이다.
-아버지를 관장하여 명예롭게 되는 것은 덕으로 계승하기 때문이다.
육오는 비록 양 자리에 음으로 있지만 득중하여 유순한 덕을 갖춘 리더입니다. 그래서 공자는 덕으로 계승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서 <소상전>의 표현이 달라진 것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초육부터 육사까지 공자는 효사의 구절을 그대로 인용하여 풀이했습니다. 즉, 효사에 표기된 간부지고, 간모지고, 유부지고를 <소상전>에도 그대로 썼지만, 육오에 와서는 '지고之蠱'를 생략하였습니다. 이것은 공자의 의도로 봐야 합니다. 고蠱만을 바로잡는 것이 아니라 부친의 공과功過를 두루 계승한다는 것입니다. 공은 그 뜻을 기려 더욱 창조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계승해야 하는 것이요, 과는 부친의 오류와 허물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따지고 검토해야 하는 것입니다.
부친을 전임자로 보면 공자의 의도는 더욱 뚜렷해집니다. 공과를 함께 논할 때 우리는 타산지석과 반면교사의 교훈을 동시에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 역시 객관적인 평가의 대상으로 삼아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일을 대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오직 공만을 남기고 싶은 것이 인간의 마음이겠지만, 인간은 결코 100%의 지지를 받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 사실을 잘 알기에 오히려 의도적으로 과는 축소하고 공을 부풀리던 사람들이 자리에서 물러나면 결국 공보다 훨씬 많은 과에 대한 비판과 비난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 인간사입니다. 공功이란 다만 일관되게 공사公私를 구분하는 데서 쌓인다는 것을 알면 쓸데없는 짓을 할 시간에 꼭 해야 할 일들을 하는데 집중할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육오는 특히 구이와 정응의 관계에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