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나리오는 저예산 영화의 한계도 넘어서는 법. (진로/방향)
서른(男)
나, 벌써 서른이네. 세월 진짜 빠르다, 젠장.
군대 갔다 와서 졸업하니 이십 대 중반 훌쩍 넘어가고, 취직할 데가 없어서 온갖 알바 하다가 결혼이라도 하려면 돈을 모을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 싶어 코로나 때부터 오토바이 배달 기사 하고 있다. 맞다. 딸배라고 불리는 진격의 모터사이클러. 코로나 끝나면서 콜 수도 적고 사람은 늘어나서 수입이 많이 줄었다.
그런데 내 고민은 이렇게 내 인생이 굳어지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에 있어. 하루 종일 오토바이 타고 다니다가 밤 늦게 집에 들어오면 녹초가 되어 뻗어 버리지. 씻고 맥주 한 캔 따서 TV 보는 게 유일한 휴식 시간인 셈이지. 삶이 이렇게 여유로웠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시간이야. 그것도 잠깐, 자야 또 다음날 일을 할 수 있으니 고단한 몸을 누이지.
다들 갖고 있는 대학 졸업장 하나로는 가방 끈 길다고 할 수도 없고 남다른 기술도 없고, 그렇다고 집안이 좋나, 얼굴이 잘 생겼나, 몸이 좋나? 하루 종일 배달이나 하는 나 같은 남자를 좋아해 줄 여자도 없을 것 같고. 말하고 나니 좀 서럽네.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갖고 살아야 하지? 서른이면 인생 굳어지는 거 아냐? 나같이 아무 것도 내세울 것 없고 아는 것도 별로 없는 사람에게 서른 이후에도 반전이라는 게 있을까? 있다면 정말 좋겠다. 큰 꿈은 없어. 나란 놈도 좋다고 하는 착한 여자 만나서 아들딸 낳고 알콩달콩 살 수만 있으면 그것으로 족해. 그런데 요즘 이런 남자 좋아하는 여자가 어디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재미없다, 사는 게.
그래, 서른은 그런 나이다. 세상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슬슬 깨닫기 시작하고, 인생이 두려워지기 시작하는 나이. 숫자 2가 3으로 바뀌었을 뿐인데 더 이상 꿈을 먹고 살면 안될 것 같고, 주위의 시선에서도 서서히 기대라는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는 혼돈의 카오스.
그래, 그렇다고 치자. 그래서 뭐? 그건 서른에 세상이 설치해 놓은 부비트랩 같은 것에 불과해. 거기에 걸려드는 건 흠이 아니지만 해체하고 빠져나올 생각 없이 허우적거리는 것은 꼴불견이라고 말해 두마.
자, 마스크 챙겨 쓰고 사람들 바글바글한 시내 중심가로 일단 나가 보자. 그냥 걸어. 무작정 걸어. 인파 속에 섞여서 계속 걸어 봐. 뭐가 느껴지니? 그 사람들 왠지 게임 속 NPC 같지 않아? 그냥 프로그램 된 대로 그 시간 그 장소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는 존재들. 너 하고는 아무런 상호작용을 하지 않고 있는, 네 인생과 무관한 타인들. 그 사람들 입장에서 너 역시 그런 캐릭터에 불과하지. 자기들 인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인간. Non-Player Character.
세상은 그렇게 너, 그리고 너와 관계를 맺고 있는 극소수와, 네 인생과 무관한 대다수로 구성되어 있다. 그게 사회다. 사회라고 퉁친 이름의 체제 안에서 그렇게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정체성을 공유하며 살아가지. 서른 살의 한국인 남자, 대졸, 알바 경력 다수, 현 배달의 기수 아니 기사, 미혼, 신체 건강하나 건전하지 않음, 얼굴 둔재형, 미래희망지수 매우 낮음, 뭐 이 정도가 이 사회에서 네게 설정된 집단적 정체성에 개인적 디테일이 가미된 객관적 서술형 묘사 정도 되겠다.
자, 여기에서 네가 바꿀 수 있는 항목을 보자구. 배달 기사는 현재의 일이라고 규정할 수 있지. 네가 직업으로 인정하지 않는 한 그것은 그저 일일 뿐이야. 네가 좋아해서 오랫동안 전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갖게 될 때 그것을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사채업 이런 건 좀 빼고.
그렇다면 네가 좋아하는 일, 네가 하고 싶은 일, 그것도 졸라 오래 해도 질리지 않는 일, 하지만 적성에 잘 맞는 일, 일단 하면 시간이 갈수록 능력치가 상승할 수 있는 일, 그런 일을 찾는 게 우선이 되어야 한다. 찾게 되면 그 일을 하기 위해, 그 일을 네 직업으로 만들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아봐야 해. 그리고 알게 되면 실천하는 거지. 어떻게? 졸라게 빡세게. 어느 정도가 빡센 거냐고? 웹툰 '샤크' 주인공이 깜빵에서 운동하던 수준 정도는 되야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몸이든 정신이든, 즉 운동이든 공부든 그 정도는 해야 환골탈태가 가능하다는 것쯤은 인정하고 가자. 중요한 건 그것을 졸라 간절하게 원하고 있느냐는 것, 그걸 위해서 잠도 줄이고 노는 시간도 줄이고 TV 보는 시간 따위는 아예 없애 버리고 초집중하면서 살아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진짜 재미있으면 가능해. 하면 할수록 재미를 느끼면 뭐든 가능해. 몸으로든 정신으로든 알게 되어 있어. 계속 운동하고 싶다, 계속 공부하고 싶다, 재미있다, 내 실력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생각이 너를 지배하면 너는 너의 직업을 향해 제대로 가고 있는 거야. 10년이 걸리든 20년이 걸리든 아무 상관없다. 너는 끝내 네가 원하는 그 일을 하게 될 테니까. 서른인데 변변한 직장도 없고, 서른인데 사귀는 여자도 없고, 서른인데 모아둔 돈도 없고, 서른인데, 서른인데, 서른인데... 이 쥐뼉다구(내가 개를 좋아하거든) 같은 소리를 지껄이는 사람들 말은 그냥 흘려 버려. 기억해. NPC! 너하고 무관한 NPC들이 세팅된 대로 떠드는 잡소리 따위에 신경 쓸 겨를은 없다고. 게임할 땐 너의 캐릭터에만 집중해야 하는 거잖아.
'몇 살에 이 정도 수준은 되어야 해', 이 따위 규칙은 세상에 없다. 그거 다 쥐가 찍찍거리는 소리야. 사람의 말이 아니라고. 네가 반전을 좋아하니까 하는 말인데, 진짜 반전은 영화가 끝날 무렵에 터져야 대박인 거다. 인생도 마찬가지. 근데 과정이 졸라 지루한 영화를 누가 보냐? '과정을 재밌게!', 이게 네 인생의 반전을 위한 첫 번째 실천강령 되겠다.
미혼, 이건 일단 머릿속에서 지우자. 솔직히 미혼이든 비혼이든 기혼이든 이혼이든 졸혼이든 탈혼이든, 네가 무신경하면 결국 남들도 신경 안 써. 네 주위 사람들의 저 '혼 상태'에 대해서 너 솔직히 신경 쓰고 사냐? 때가 되면 인연이 온다. 문제는 때가 아닌데 오는 인연을 덥석 잡으면 그게 인생의 덫이 될 수 있다는 거다. 너 스스로 아직 네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 일을 하고 있게 될 때까지는 좀 보류해라. 인연에도 다 등급이 있다. 네가 어느 정도의 정신 수준 혹은 영혼 수준이 되어 있는가에 따라 인연이 되는 여자의 수준도 달라진다. 지금의 너에게 맞는, '이 정도면 됐어'라고 생각되는 이성상과 일종의 타협을 하면 백퍼 후회하게 된다. 왜냐고? 너 '샤크' 주인공처럼 빡세게 노력할 거잖아. 상어처럼 끊임없이 움직일 거잖아. 그런데 네 여자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면, 너는 그 주변을 맴돌기만 해야 해. 둘이 더 먼 곳으로 함께 나아갈 수 없다고. 명심해. 반려자는 대충 타협하는 게 아냐. 진짜 반려자는 어떤 상황에서라도 너의 성장과 발전을 원하는 사람만이 될 수 있어. 아무리 현실이 개차반 같아도 네가 노력하는 한 너를 응원해주는 사람, 너의 진심을 믿어 주는 사람, 네게 결국 해낼 것이라고 확신하는 사람, 그리고 자기도 멈추지 않고 함께 나아가려고 움직이는 사람. 육체 에너지에 이끌리다 보면, 과거의 너와 현재의 너를 가지고 수도 없이 재단하고 비판하고 비난하는 그런 사람과 살아가게 될 수도 있다.
네가 준비되었다고 느끼기 전까지는, 아직은 네가 원하는 수준의 여자를 감당할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한, 결혼과 어설프게 손잡지 마라. 네 잠재력은 그대로 광산 속에 잠들어 버리고 말 테니까. 오늘부터 미혼 말고 말혼(末婚)하자. '니들은 결혼하든가 말든가'의 준말이다. 너에게 결혼은 네 잠재력이 핀 이후에, 그때의 너를 사랑하는 여자에게 주는 선물이어야 한다. 이게 네 반전을 위한 두 번째 실천강령 되시겠다.
성욕은 어떻게 해결하냐고? 푸훗. 너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그리고 말이다. 현명한 말혼주의자가 되기 전에는 깨닫기 어렵지만, 결혼은 성욕 해소의 장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혼후순결주의자의 길을 걷게 된다는 것 정도는 참고해 둘 필요가 있다. 알콩달콩은커녕 자식까지 생기면 네 인생에 몇 개 안 남은 콩도 다 없어질 수 있으니 그 또한 유념해 두길.
운동해라. 운동의 장점이 한 2만 가지는 되지만 오늘은 딱 세 가지만 말해 주마. 운동하면 몸이 예뻐진다. 서서히 예뻐지는 네 거울 속 몸을 보며 너는 이전의 몸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될 거야. 그 생각은 네 삶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서 너는 네가 만족하지 못했던 과거의 삶으로 회귀하지 않으려고 본능적으로 꿈틀거리게 돼.
그 다음, 지구력과 정신력이 좋아진다. 네 인생의 반전을 위한 과정은 그것이 아무리 재미있어도 오래 걸린다는 것을 알아야 해. 재미있는 일이라서 밤낮없이 시도 때도 없이 하고 싶은 데 체력이 안 받쳐 준다면 어영부영하게 된다.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하는 건지 마는 건지 흐물흐물한 상태가 되어 버리지. 이래서는 효율이 떨어지게 되어 있다. 몸의 연비를 높여야 더 강하게 더 멀리 질주할 수 있다. 마이클 슈마허도 티코 운전대를 잡고서는 할 게 많지 않다. 슈마허의 정신력으로 무장했다고 해도 얼마 못 가서 몸이 뻗어버릴 수 있어. 엔진 과열! 정신력의 유지와 강화는 그 정신력을 감당할 육체 속에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명심해라.
마지막으로 얼굴 사정이 개선된다. 대패로 리모델링할 게 아니라면 운동만큼 얼굴 상태를 호전시키는 게 없다. 물론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는 법이니 네 원판의 특수성으로 인해 개선 효과가 현저히 떨어질 수 있는 부작용을 감안하더라도, 예뻐진 몸 상태와 단단해진 정신력이 네 눈빛의 명도를 증가시켜 줄 것이며, 얼굴이 잘 생겨 보이는 착시 현상을 일으켜 줄 것이다. 대신 과도한 착시 현상을 기대하며 하루 몇 시간씩 헬스장에서 죽 때리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자. 네 인생의 직업을 갖기 위해 준비하는 것과 동일하게 네 몸도 그렇게 평생 동안 가꾸어가는 것이다. 그러니 급할 게 없다. 날마다 밥 먹고 똥싸는 것처럼 네 삶의 일부로 녹여 버리는 것, 그게 네가 할 일이다. 이것이 네 삶의 반전을 만들기 위한 세 번째 실천강령 강력히 되시겠다.
운동을 통해 이 세 가지 멀티 비타민적 효능을 느끼기 시작하면 신체와 정신의 밸런스가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우주적 질서와 혼연일체를 이루게 된다. 무질서도가 증가하는 방식이 우주의 이치라고 하지만 운동하면 알게 된다. 그 무질서와 네 몸의 질서는 다르다는 사실을. 무질서도는 현상적인 것이고, 질서도는 본질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뭔 소리냐고? 원래 진리란 책에 알다가도 모를 듯이 씌어져 있더구나.
이제 네 인생의 미래희망지수는 급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생은 작전주가 아니라 우량주처럼 키워 가야 한다. 허상이 아니라 실적을 누적해 가는 것, 그게 인생이다.
목표를 설정하라, 최선을 다하라, 좋아하는 것을 찾아라, 나답게 살아라... 뭐 이런 충고는 사막의 모래알처럼 쌓여 있으니 위에서 내가 얘기한 세 가지 실천강령 중 자세히 들려주지 않으면 네가 한 동안 헤매게 될 것이 틀림없을 첫 번째 강령에 대해 보충 설명 들어가시겠다.
남들이 뭐라든 내가 해야 할 공부라고 생각하고 작심하고 매달려서 해보니 알겠더라. 사람에겐 다 저마다의 길이 있고 그 길을 걸을 수 있는 재능이 잠재되어 있다는 것 말이다. 과제는 그 재능을 능력으로 개발하는 것과 개발된 그 능력을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는데 실패하고 만다.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 혹은 그게 정말 가능하기나 한 건지 사람들이 모르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랬고.
문제는 재능 발견에 실패하여 자신에게 맞지 않는 길을 걷기 시작하면 자칫 엄청나게 헤맬 수 있다는 것이다. 1년, 2년이 아니라 10년, 20년을 그렇게 헤맨다고 생각해 봐. 고생은 고생대로 죽어라 했는데 이룬 것도 없고 돈도 없으면서 어쩔 수 없이 만족도가 떨어지는 삶을 꾸역꾸역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는 얘기하겠지. 경험만큼 큰 자산이 없다고. 그런데 모든 경험이 자산이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기에게 어울리는 길을 가면서 겪는 시행착오야 피가 되고 살이 되지만 전혀 엉뚱한 곳에서 갈팡질팡하고 온 경험은 자칫 인간을 패배주의나 허무주의에 빠지게 하기 쉽다. 다음 행보에 도움을 받을 만한 통찰력도 얻기 어렵지.
예를 들어서 내가 초등학교 졸업하기 전 예비 졸업생들 데리고 학교 주변 시설 여기저기 견학시키곤 했는데 그 중의 한 곳이 담배 공장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선생들이 무슨 생각으로 애들에게 담배 만드는 과정을 보여 준 것인지 당최 이해가 안 간다. 어쨌든 그때 함께 견학 갔던 동창들의 상당수가 흡연자가 되었으니 조기 교육의 성과가 상당했다고 평가할는지도 모르지.
고등학교 여름 방학 때 닭 공장에서 알바 한 적이 있는데 목이 잘린 채 컨베이어 벨트에 누워 샤워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물에 푹 젖은 닭들의 털을 하루 종일 벗기면서 훗날 이 경험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생각이라도 해야 그 반복적인 일로 채우는 시간을 견딜 수 있었으니까. 나중에 알았지. 알바를 하더라도 나중에 걸어갈 길에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는 것을 하는 게 좋다는 것을. 여하튼 나는 치킨을 잘 안 먹게 되었으니 나름 영향을 받은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만일 네가 위대한 모터사이클 레이서가 될 꿈을 갖고 있거나, 국내 최고의 매출을 올리는 배달의 기사가 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지금 네가 하는 일은 네가 가는 길에 매우 유용한 과정이 틀림없어. 그 자체로 훌륭한 직업이 될 수 있고. 하지만 평생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면, 대안이 있다면, 내일 당장 때려 쳐도 아쉬울 것이 없다고 생각된다면 너는 하루빨리 네가 원하는 직업의 길을 구체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간절히 원하는 것이 없을수록 너 만의 길 찾기는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 타고난 재능이 분명하고 재능을 살릴 환경적 지원이 갖춰진 사람들에 비해 실패해도 좋을 여력이 부족하니까 말이다. 찾고자 한다면, 방법은 당연히 있다. 혼자 찾기 어려울수록 너의 길을 찾아줄 사람을 만나서 가이드를 받아야 한다.
인간은 겸손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자체가 신비로 가득 차 있어. 단순한 비유법이 아니다. 겸손할수록 인간이라는 존재의 한계와 가능성이 보이고, 후자를 어떻게 키워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알 수 있게 돼.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일을 하며 긍정적인 목표를 향해 가면 보이지 않는 기운들이 반드시 돕는다. 우주 자체가 기운과 기운의 관계 맺음으로 작동하기 때문이지. '잘 될 거야, 성공할 거야' 라는 자기 암시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진짜 위력을 발휘하게 하려면 네게 적합한 길을 걸어야 해. 그래야 효과가 나타난다. 손흥민이 야구공 죽어라 던지고, 류현진이 축구공 죽어라 차면서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해 봐야 잘 이뤄지지 않겠지? 시너지를 내려면 조합이 잘 이루어져야 하는 거야.
우선 네가 올림픽 국가대표가 될 것도 아니고, 운동을 인생의 목표로 삼지는 않을 테니까 프로페셔널한 운동 분야는 제외하자. 머리를 쓰든 몸을 쓰든 네가 좋아하는 분야를 종이에 구체적으로 써 봐. 세상이 규정한 분야가 아니어도 전혀 상관없어. 혹시 사람들한테 "그런 거 해서 어따 써먹게?" 라는 말을 들었던 취미나 희한한 장기 같은 것도 빼놓지 말고. 세상은 유니크한 것에 점점 관심을 가질 것이고, 네게 그런 것이 있다면 네가 너 만의 것을 세상에 드러낼 수단은 수없이 많다.
그런 거 없어도 실망할 필요 없다. 일단 길을 찾자. 평범한 길이어도 상관없다. 네가 행복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걸어가면 된다. 공부가 필요하면 공부하면 되고, 자격이 필요하면 자격을 따면 된다. 오토바이를 타든 오토바이를 업고 달리든 다 네 인생의 정점을 향해 가는 과정이니 힘이 날 거다. 급하게 능력을 갖고자 하거나 눈에 띄는 성과를 내려고 하니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공부를 해도 10년은 해야지 하는 마음이 있다면 못할 것이 없다. 그리고 10년을 해내면 되는 거다. 20년이 필요하면 20년을 지속하면 되는 거고. 즐기면서 말이다.
기억해. 진짜 우량주는 10년, 20년은 묵힐 때 만들어지는 거야. 인생도 그런 거야. 나는 자주 말해. 지천명, 즉 천명을 알고 나이 50을 맞는 사람은 반드시 자기 삶에서 성공하게 된다고 말이야. 그때 진짜 인생이 펼쳐지기 시작하거든. 너는 무려 20년을 앞서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니 행운아라고 생각해. 고민은 누구나 하지만 고민 끝에 갈 길을 알아내는 사람은 많지 않거든.
반전은 기획되는 거다. 그리고 그 기획에 정해진 시기란 없다. 환갑이 훌쩍 넘은 어느 날, 뭔가 잘못 살아온 것 같다는 깨달음을 얻는다고 늦을 것 같아? 그런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 자체가 비범한 거지. 관성에 젖어 살던 대로 사는 사람들에 비해 그의 삶은 정말 의미 있는 반전을 일으킬 가능성을 갖게 된 거니까. 자기만의 지천명에 정해진 시기란 없어. 지천명은 오십 세야, 이런 멍청한 사회적 세뇌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개념을 갖는 것은 자기 삶을 자기 방식대로 기획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마음 작용이다.
친구야. 너에겐 너 만의 자원이 가득 담긴 인생 광산이 있다. 네 길을 먼저 찾은 다음, 그 광산을 신나게 개발하여 네가 원하는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가자. 너만의 반전을 기획하고 힘차게 출발하자. 렛츠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