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Fighting Spirit, Winning Spirit
"I didn't think about being tired because I wanted to win the game. I've been in that situation where I've scored a lot of points and we lost, and I didn't want that to happen. So I kept pushing myself, kept talking to myself, saying, 'Don't stop, don't stop. Keep going.' You feel better about the effort when you win."
"피곤한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경기에서 이기고 싶었거든요. 제가 많은 득점을 올렸지만 팀은 지는 그런 상황을 많이 겪어 봤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길 원치 않았죠. 그래서 저 자신을 계속 밀어붙였습니다. 제 자신에게 계속 얘기했죠. '멈추지마, 멈추지마, 계속 나아가.' 승리하면 그런 노력들에 대해 더 기분 좋게 느끼게 됩니다."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 / ESPN 10부작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The Last Dance>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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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93 시즌, 쓰리피트(three-peat)라 불리는 NBA 챔피언십 3연패를 이루고 절정의 행복감을 맛보던 마이클 조던은 영혼의 동반자와 같던 부친의 피살이라는 불행을 겪고 은퇴를 선언합니다. 이후 야구 선수로의 전업을 시도하여 마이너리그에서 18개월 간 외유하다 1994~95년 시즌 막바지에 복귀하게 됩니다. 만 32세가 넘은 나이, 야구를 하느라 농구에 맞는 근육을 잃어 버린 몸 상태로 고군분투했지만 조던은 팀이 플레이오프 2라운드를 돌파하도록 이끌지는 못합니다.
패배로 시즌이 마무리된 그날 밤, 마이클 조던의 개인 트레이너였던 팀 그로버(Tim Grover)는 일반적으로 시즌 후에 일정 휴식 기간을 갖던 마이클 조던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마이클, 이제 나는 떠나려 해. 언제 만나러 오면 될지 알려줘." 그러자 조던의 대답이 압권입니다. "낼 보자."
패배의 쓴맛을 본 마이클 조던은 다시 승자로 등극하기 위해 단 하루도 낭비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불타는 그의 승부 근성은 다음 시즌 팀을 72승 10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거듭나게 만들었고(직전 시즌의 정규리그 성적은 47승 35패였다), 이전 해에 팀의 앞을 가로막았던 상대팀 올랜도 매직을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4:0으로 붕괴시키게 했으며, 다시 한 번 팀을 3년 연속 챔피언의 자리에 올려 놓았습니다.
근성이라는 단어는 흔히 부정적인 뉘앙스로 많이 쓰입니다. 거지 근성, 노예 근성, 냄비 근성, 아부 근성, 속물 근성, 소시민적 근성, 식민지 근성, 사대주의 근성 등 많기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근성 만큼 멋진 단어가 드뭅니다. 프로 근성, 승부 근성은 우리가 긍정적 의미로 근성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표현입니다. 마이클 조던의 농구는 우리가 가져야 할 근성에 두 가지가 있음을 알려 줍니다. 그것은 전사 근성과 승자 근성입니다.
흙수저, 이생망, 노오력 등과 같은 자괴감 짙은 단어는 패배주의 근성입니다. 패배를 확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더 이상 싸울 기력도 없다, 싸워봤자 결과는 뻔하다, 더 이상 싸우지 않겠다"는 나약함의 표현입니다. 자기 파괴적 언어입니다. 마약 복용 혐의를 받았을 때 프랑수아즈 사강은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고 법정에서 얘기했지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이라는 전제를 달았습니다. 누군가는 이 말에서 협의의 자유를 읽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절대적인 자기 파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강의 자기 파괴 권리행사 역시 그녀가 인식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타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입니다.
우리에겐 자기 건설의 의무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겐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자기만의 광산이 있습니다. 그 광산 안에 잠들어 있는 보석 같은 잠재력을 캐 내어 자기 건설의 재료로 사용해야 합니다. "공부를 못해서", "재능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능력이 부족해서", "머리가 나빠서", "기계치라서", "소심해서", "운이 나빠서" 등 날마다 자기 학대와 자기 파괴를 일삼는 수많은 사람들을 봅니다. 지하 200m 갱도 안에 잠재력이 묻혀 있는데 겨우 10m 남짓 파다가 싸구려 곡괭이를 욕하고 허약한 자기 신체를 탓하는 꼴입니다.
스포츠는 인간의 마음 깊숙이 억눌려 있는 본능을 자극하는 가장 원시적인 수단입니다. 그래서 월드컵 축구 경기에 전 세계 사람들이 환호하고 반쯤 미쳐서 감정을 이입하는 바람에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자국 선수를 비난하고 심지어 살해하는 일까지 벌어집니다. 인간의 이성은 비겁함을 가장하기에 유리한 방식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어릴 때부터 가정, 학교, 군대, 직장의 규칙에 적응하느라 자기 주장을 감추고 억누르며 타인의 뜻에 동조하는 것을 이성적이라고 착각하며 살아온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기껏해야 공감, 교감을 들먹이며 나름 비이성적 접촉도 실천하며 살고 있다고 자위합니다. '위로, 위안, 괜찮아' 등과 같은 터무니없는 당의정 스타일의 처방이 나무하는 이유입니다.
무너졌으면 지금 바로 다시 재건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효과 빠른 방법이 본능을 자극하는 것입니다. 자기 파괴의 음습한 기운이 어슬렁거리며 나타난다 싶으면 바로 몸을 단련하러 나가야 합니다. 헬스장에서 기구를 들어올리든, 거리를 질주하든, 산을 오르든, 아니면 간만에 농구공을 챙겨 학교 운동장에 가든, 몸을 움직여 땀을 흘리며 잠든 심장을 뛰게 하고 뜨거운 피를 돌게 하며 "싸우고 싶다", "이기고 싶다", "멋지게 살고 싶다"는 자기 건설의 구호를 심장에게 건네 주어야 합니다.
마이클 조던에겐 야구가 아니라 농구였듯이, 아버지의 삶이 아니라 자기의 삶이었듯이, 우리 각자는 우리만의 농구와 우리 만의 삶의 승리를 위해 지금 이 순간 전사 근성과 승리자 근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그 어떤 피도 자기의 주인이 노예 근성과 패배자 근성을 영양분이랍시고 공급하기를 원치 않습니다. 패배는 모두의 본능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자연의 뜻도, 하늘의 뜻도 아닙니다. 이제 당신은 자기 기만을 멈추고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전사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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