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주역 <27.산뢰이괘山雷頤卦>-괘사

허虛의 이치를 깨달아 몸과 마음을 바르게 기르라.

by 오종호


27.png

정직이야말로 지키기 쉬운 가치입니다. 거짓말에 한계가 뚜렷한 이유는 불필요한 기억을 과도하게 생성하도록 강요하기 때문이지요. 거짓에 거짓을 덧씌우다 보면 결국 개연성을 상실한 말의 쓰레기 더미에 스스로 묻히게 되고 맙니다. 당장은 불리할지라도 있는 그대로 말해야 하는 까닭이지요. 정직함과 거리가 먼 사람들이 늘 기억력에 문제를 보이는 이유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함으로써 잃게 될 이익과 감당해야 할 불이익 중에서 전자 만을 좇기 때문입니다. 이익이 더 큰 손실로 돌아오게 되는 역易의 이치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頤 貞吉 觀頤 自求口實

이 정길 관이 자구구실


-바르게 해야 길하다. 기르는 이치를 알게 되면 스스로 입의 실질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서괘전>에 '物畜然後可養 故受之以頤 물축연후가양 고수지이이'라고 했습니다. '물이 쌓인 후에(산천대축) 기를 수 있으므로 이(산뢰이)로 받았다'는 뜻입니다. 물物은 사물事物, 재물財物 뿐만 아니라 인물人物이기도 합니다.


頤는 '턱', '기르다(養)'의 뜻을 갖고 있습니다. 산뢰이괘는 초구 아래턱과 상구 위턱 사이에 치아가 가지런히 보이는 상입니다. 21괘 화뢰서합괘와 사효의 음양만 다른 모습입니다.


내괘는 진괘로 움직이고 외괘는 간괘로 멈추니 아래턱을 움직여 치아로 음식물을 씹음으로써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여 몸을 기른다는 의미가 만들어집니다. 또한 입(口)의 상이 되어 말(言)의 뜻이 나옵니다. 여기에서 음식에 대한 절제, 신언愼言, 그리고 사람을 기르는 양육과 교육으로 뜻이 확장됩니다.


'정길'은 이頤의 자세에 대해 얘기하는 것입니다. 무절제한 식탐은 식食에 대한 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말이 많으면 대부분의 경우 설화舌禍로 이어지고 맙니다. 양육과 교육에 있어서 부모와 교사의 바른 마음가짐과 실천은 책임과 의무처럼 무겁게 지켜야 할 가치입니다.


'관이'는 직역하면 '턱을 보다', '기름을 보다'와 같은 뜻이지만, 관觀을 단순한 시각적 행위가 아니라 이치를 꿰뚫어 보는 대관大觀의 관점에서 읽어 '이頤의 이치를 통찰하다'와 같이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구구실'의 내용과 선명하게 이어집니다.


'구실'은 '입이 추구해야 할 실질'의 뜻입니다. 이 은유를 통해 실實이 품고 있는 여러 속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값비싼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식食의 실實일 리 없습니다.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한 균형 잡힌 먹거리를 사람의 입맛에 맞게 가공하여 때에 맞춰 꾸준히 섭취함으로써 육체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발달시키는 것이 식食의 실實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략-


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34933713657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