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주역 <32.뇌풍항괘雷風恒卦>-괘사

현상을 유지하고 현업에 충실하라.

by 오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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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도 가능한 한 변치 말아야 할 가치들이 있습니다. 민주주의, 자유, 평등, 정의, 공정, 복지, 생명존중, 자연보호 등입니다. 하지만 확고히 뿌리내리지 못한 채 기득권자들에 의해 왜곡되고 변질될 위험성이 상존하는 현실세계에서 변치 말아야 할 가치란 실상 이상주의적인 것이지요. 이상의 현실적 달성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분투가 요구되는 까닭입니다. 부부 간의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관념적 사랑은 결혼생활이라는 현실 속에서 저절로 구체화되지 않습니다. 사회의 가치들을 지키기 위해서 시민들이 투쟁을 멈추지 않아야 하듯 관계의 지속을 위해서는 부부 쌍방의 노력이 중단되지 않아야 합니다.



恒 亨 无咎 利貞 利有攸往

항 형 무구 이정 이유유왕


-형통하고 허물이 없을 것이니 바르게 하는 것이 이롭다. 나아가면 이로울 것이다.



<서괘전>에 '夫婦之道 不可以不久也 故受之以恒 부부지도 불가이불구야 고수지이항'이라고 했습니다. '부부의 도는 오래가지 않을 수 없기에 항(뇌풍항)으로 받았다'는 뜻입니다.


<잡괘전>에 '咸速也 恒久也 함속야 항구야'라고 했습니다. '함(택산함)은 빠른 것이고, 항(뇌풍항)은 오래가는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뇌풍항괘는 31괘 택산함괘의 도전괘입니다. 택산함괘에서 내괘 간괘 소남이 외괘 태괘 소녀에게 다가가 교합하여 감응했다면, 뇌풍항괘는 내괘 손괘 장녀가 위로 올라가고 외괘 진괘 장남이 아래로 내려와 서로 어울리는 것입니다. 그 자체로 혼인하여 나이를 먹은 부부를 상징합니다. 또한 진괘 우레에 따라 손괘 바람이 부는 상이니 부인이 남편을 따르는 것이요, 손괘 부인은 안을 지키고 진괘 남편은 밖에서 일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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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뇌풍항괘는 11괘 지천태괘의 초구와 육사가 자리를 바꾸어 건괘 양과 곤괘 음이 서로 자연스레 섞이는 상이 된 것입니다. 아울러 건괘 하늘의 도가 곤괘 땅에서 펼쳐지는 상이 되는 것입니다.


恒은 <잡괘전>에 들어 있는 '항구恒久'나 '항상恒常'과 같이 쓰이는 글자입니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주역의 가치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변可變 속에 불변不變의 이치가 있고, 불변不變 속에 가변可變의 이치가 있는 것이지요. 마치 밤하늘에 뜨는 달의 변화하는 매일의 형상과 변하지 않은 매월의 운동성처럼 말입니다. 항恒이라는 글자는 본시 달의 변화하면서도 변화하지 않는 상을 표현한 데서 유래합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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