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주역 <34.뇌천대장괘雷天大壯卦>-상육

순리대로 어려움에서 벗어나라. 좋은 날이 펼쳐질 것이다.

by 오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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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六 羝羊觸藩 不能退 不能遂 无攸利 艱則吉

象曰 不能退不能遂 不詳也 艱則吉 咎不長也

상육 저양촉번 불능퇴 불능수 무유리 간즉길

상왈 불능퇴불능수 불상야 간즉길 구부장야


-숫양이 울타리를 들이받아 뿔이 걸린 것처럼 물러나지도 못하고 나아가지도 못하니 이로울 바가 없다. 어렵게 하면 길할 것이다.

-물러나지도 못하고 나아가지도 못하는 것은 자세히 살피지 않았기 때문이고, 어렵게 하면 길한 것은 허물이 오래가지 않기 때문이다.



'저양촉번'은 구삼에서 나왔던 표현입니다. 전체가 대태大太의 상이니 큰 양羊이요, 상육은 괘의 맨 끝에 있어 대장大壯의 뜻이 가장 강하기 때문에 숫양이 됩니다. 상육이 동하면 외괘가 리괘가 되어 뿔이 걸린다는 뜻이 나오게 됩니다(리려야離麗也).


뿔이 울타리에 걸렸으니 '불능퇴 불능수'의 상황이 되었습니다. 곧 진퇴양난입니다.


이럴 때는 어렵게 해야 길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뿔이 울타리에 끼었을 때 빠져나오는 방법은 달리 없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대한 천천히 조심조심하면서 뿔을 빼내야 하지요. 그 과정을 인내하지 못하고 성질 부리면서 급하게 발버둥치면 망가진 울타리에 목까지 끼어 그야말로 옴쭉달싹 못하는 상황이 되어 남의 도움 없이는 아예 벗어날 수 없는 형국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궁지에 몰린 이유를 공자는 '불상'에서 찾았습니다. 일을 자세히 살피고 헤아리지 않았기 때문에 위기에 처한다는 것이지요. 잘 나가면 늘 그럴 것이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검소하고 겸손했던 사람이 한 끼에 몇 십만 원짜리 음식 맛을 침 튀기며 찬양하거나 고가의 자동차를 몰기 시작하면 저는 그에게 다가오는 위기의 그림자를 느낍니다. 그것은 사치와 허세 때문이 아닙니다. 많은 돈을 벌었으면 의식주의 수준이야 그에 맞게 올라갈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러려고 돈을 버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문제는 삶을 대하는 태도와 시간을 채우는 방식의 변화가 그의 상詳의 습관에 균열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간절하지 않고 세심하지도 않으니 조금씩 불상不詳의 영역이 늘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저수지의 둑은 작은 구멍으로 무너지는 법이며 큰 위기는 작은 조짐들을 놓치는 데서 초래되기 마련입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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