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 앞서 일을 벌이지 말고 안에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라.
初九 閑有家 悔亡
象曰 閑有家 志未變也
초구 한유가 회망
상왈 한유가 지미변야
-법도가 집안에 있으면 후회가 없을 것이다.
-법도가 집안에 있는 것은 뜻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구는 득위했지만 실중한 자리입니다. 아직 어리고 배움과 경험이 적어 중도를 행하기 어려운 시기입니다. 그렇기에 밖으로 나돌아다니기 보다는 집안에 머무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어른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으면 좋지요.
교육의 기능을 상실한 오늘날의 가정 상황에는 맞지 않는 이야기이긴 합니다. 교육은 집밖의 학교와 학원이 담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누구나 익숙해져 있으니까요. 하지만 동시에 집밖의 교육이 무슨 대단한 지식을 습득하게 해주거나 인성을 함양시켜 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또한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결국 수험 능력 향상으로 귀결되고 마는 현실적 교육 방침 때문에 스스로 경쟁력을 잃은 공교육을 대신하여 사교육 시장만 커진 기괴한 현실은 여전히 참담해 보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참혹한 것은 집안과 집밖을 가리지 않고 학대 받는 아이들 뉴스이지요. 아이들의 모습만큼 한 사회의 건강상태를 명확히 보여 주는 증거는 없습니다. 우리 사회가 심각하게 병들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효사를 풀이하지 않고 교육 현실과 사회 문제를 먼저 얘기하는 까닭은 주역 텍스트를 피상적으로 읽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풍화가인괘 초구 효사만 하더라도 겉으로 드러난 의미만 보면 윤리서적에서 많이 본 내용과 별반 다를 바 없지요. 주역은 그렇게 읽으면 안 됩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특히 하경은 인사人事에 대해 얘기하고 있기에 평이한 내용일수록 자칫 구시대적이라는 느낌을 받기 쉽습니다. 주역의 모든 텍스트는 점을 친 사람의 상황과 질문에 따라 새롭게 해석된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따라서 주역 텍스트는 전체적으로 부분적으로 모두 은유의 성격을 취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초구가 동하면 내괘는 간괘가 되지요. 간괘는 문門의 상이며, 나아가지 않고 그치는 것(止)입니다. 여기에서 '한閑'의 의미가 나옵니다. 문의 중앙이 나무로 막혀 있으니 문밖으로 나갈 수 없는 것이지요. 간괘는 동북방이니 여기에서 목木의 상도 나오는 것입니다.
나무는 물리적인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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