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질서를 잡으라. 일은 철저하게 직접 챙기라.
九三 家人嗃嗃 悔厲 吉 婦子嘻嘻 終吝
象曰 家人嗃嗃 未失也 婦子嘻嘻 失家節也
구삼 가인학학 회려 길 부자희희 종린
상왈 가인학학 미실야 부자희희 실가절야
-가인이 엄하게 하면서도 심하게 군 것을 뉘우치면 길할 것이다. 여자들이 시시닥거리기만 하면 결국 궁색해질 것이다.
-가인이 엄하게 하는 것은 집안의 절도를 잃지 않은 것이요, 여자들이 시시닥거리기만 하는 것은 잃은 것이다.
구삼은 양의 자리에 양으로 있어 매우 강합니다. 그래서 '학학'의 상이 됩니다. 학嗃은 엄한 것인데 학학嗃嗃이라고 했으니 매우 엄한 것이지요. 리괘의 끝에 있으니 그야말로 불같은 기질의 소유자인 것입니다. 구삼이 동하면 내괘가 진괘가 되니 우레처럼 큰소리로 꾸짖는 상도 나옵니다. 엄할 학(嗃)은 '큰소리로 외칠 효'이기도 하지요.
'회려'는 풍화가인괘 구삼에만 등장하는 표현입니다. 회悔는 주로 회망悔亡, 무회無悔, 유회有悔와 같이 쓰였지요. 여厲는 주로 위태롭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글자인데 여민厲民(백성을 몹시 가혹하게 다스림)이나 여색厲色(얼굴에 노기를 띰)처럼 동사적으로 쓰일 때는 '미워하다, 괴롭히다, 화를 내다'의 의미를 갖습니다. 여기에서는 명사적으로 쓰여 '몹시 못마땅하거나 언짢아서 내는 화'의 뜻으로 봐야 합니다. 그래서 회려는 화를 내며 엄하게 대하기만 한 행동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의미가 됩니다.
'희희'는 즐겁게 웃는 모양이나 소리이지요. 현대적으로 보면 집안의 여자들이 허물없이 터놓고 지내는 것에 나쁠 것이 없습니다. 쓸데없는 고부갈등보다 백배 낫지요. 여기서는 희희낙락대느라 집안 살림에 신경쓰는 본분까지 망각할 정도로 집안의 법도가 무너진 상황을 은유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나중에는 살림이 궁색해지는(吝) 지경에 이르는 것이지요. 인吝은 구삼이 동할 때 내호괘가 곤괘로 바뀌는 데서 나오는 상입니다(곤위인색坤爲吝嗇).
공자는 '가절'이라는 표현을 씀으로써 집안의 여자들에게 있어서 예절과 법도를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편하기만 하면 점차 법도를 잘 안 지키게 되어 있습니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다고 하는 것처럼, 늦잠을 자도 식사 준비가 늦어도 빨래가 쌓여도 청소를 하지 않아 지저분해도 "때가 되면 알아서 잘 하겠지"라는 마음으로 너그럽게 대하기만 하면 긴장감을 완전히 상실한 채 게으름이 몸에 배어 고치기 어렵게 됩니다. 적절한 자극 없이도 자기 할 일을 알아서 하는 사람은 언제나 소수인 법이지요.
하지만 효사에서 말한 것처럼 엄하기만 한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칭찬과 격려 없이 몰아붙이기만 하면 사람이 제대로 숨을 쉬고 살 수 없지요.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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