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주역 <41.산택손괘山澤損卦>-괘사

손익은 양면적이다. 신뢰가 전제되어 있다면 길게 보고 나아가라.

by 오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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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이익과 손해를 각각 선과 불선으로 인식하기 마련입니다. 부당한 수단, 부정한 방법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도 법망을 피하거나 사정 기관의 생색내기용 솜방망이 처벌로 사실상 면죄부를 받는 기득권자들의 모습은 선량한 시민들의 근로 의욕을 좌절시킬 뿐만 아니라 공적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팽배하게 만들지요. 그릇된 방식으로 획득한 이익은 반드시 전부 회수되고 몇 배의 불이익으로 되돌아오게 된다는 믿음이 확고하게 자리잡은 사회는 저절로 오지 않습니다. 깨어 있는 시민들의 지지와 동참이 개혁을 공공하게 밑받침할 때 비로소 터널 끝의 햇빛처럼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損 有孚 元吉 无咎 可貞 利有攸往 曷之用 二簋可用享

손 유부 원길 무구 가정 이유유왕 갈지용 이궤가용향


-믿음이 있으면 매우 길하고 허물이 없으니 바르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면 이로운데 어느 때에 갈 것인가? 두 개의 제기로 충분히 제사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서괘전>에 '解者緩也 緩必有所失 故受之以損 해자완야 완필유소실 고수지이손'이라고 했습니다. '해(뇌수해)는 느슨해지는 것으로 느슨해지면 반드시 잃는 바가 있기에 손(산택손)으로 받았다'는 뜻입니다.


<잡괘전>에 '損益盛衰之始也손익성쇠지시야'라고 했습니다. '손(산택손)과 익(풍뢰익)은 성함과 쇠함의 시작이다'라는 뜻입니다. <잡괘전>에 '否泰反其類也비태반기류야(비(천지비)와 태(지천태)는 그 무리가 반대다)'라고 했는데, 이 4개의 괘를 대비하면서 함께 공부하면 각 괘의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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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산택손괘는 11괘 지천태괘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천태괘의 구삼과 상육이 자리를 바꾼 모양이 산택손괘이지요. 아래의 넉넉함을 덜어 위에 올렸습니다. 그래서 산택손괘는 납세의 원리와 맥이 닿아 있습니다. 내괘 백성들이 넉넉한 상이니 지천태괘는 그 자체로 태평성대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외괘 정부의 창고는 비어 있는 상황이니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반드시 나라에 어려움이 닥치기 마련입니다. 백성들이 수입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재정이 유지되어야만 백성들을 위한 국가 운영도 가능해지기 때문이지요.


내괘 입장에서는 가진 것을 덜어내니 손損입니다. 손해를 입는 것이지요. 하지만 괘 전체로 보면 손해가 아닙니다. 외괘는 간괘가 되어 굳건히 설 수 있게 되었고, 내괘는 태괘로 기쁨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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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괘 천지비괘와 42괘 풍뢰익괘의 관계는 풍뢰익괘에서 살펴보기로 하고, 여기에서는 상경의 태비泰否와 하경의 손익損益의 구성을 감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에서 천지비괘를 공부하면서 지천태괘를 주역에서 가장 완벽한 괘, 천지비괘를 가장 좋지 않은 괘라고 얘기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역易은 곧 변화의 원리니 행복도 불행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는 표현을 조심해서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이제 지금보다 더 행복한 순간은 없을 것'이란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길흉은 조석朝夕으로 변하는 것인데, 그 까닭은 사람의 마음이 그만큼 자주 바뀌는 탓입니다. 따라서 행과 불행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일상의 작은 것에서도 늘 행복을 발굴하려는 태도와 남들이 안쓰러워할 만큼의 불행 앞에서도 담담한 자세를 견지할 때 행복과 불행의 시소는 급등락을 멈추고 균형을 이루게 됩니다. 행과 불행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누군가는 행복에서도 불행을 발견하고 누군가는 불행 속에서도 행복을 길어 올리는 법입니다. 후자의 삶의 질이 훨씬 높을 것은 자명합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사에 있어서 손익損益은 늘 양면성을 갖습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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