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를 감수할 때다. 기꺼운 마음으로 내어 주며 도우라.
初九 已事 遄往 无咎 酌損之
象曰 已事遄往 尙合志也
초구 이사 천왕 무구 작손지
상왈 이사천왕 상합지야
-일을 마치면 빨리 가야 허물이 없다. 참작하여 덜어야 할 것이다.
-일을 마치면 빨리 가야 한다는 것은 위와 뜻을 같이하는 것이다.
내괘 태괘는 방위로 서쪽을 가리킵니다. 계절로는 가을, 하루로는 저녁을 뜻합니다. 이를 한 글자로 표현하면 십이지지 중의 유금(酉)이지요. 여기서는 가을의 수확을 의미합니다. '이사'는 곧 '추수를 끝내면'과 동일한 의미입니다.
빨리 가야 한다는 것은 수확물에 대한 세금을 서둘러 보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괘 전체가 대리大離의 상이지요. 리괘는 수레요, 창고와도 일맥상통합니다. 수레 여(輿)와 창고 고(庫)에는 모두 수레(車)가 들어 있습니다. 위가 비어 있는 형국이니 아래에서 얼른 보충해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덜어서 더해 줄 때는 참작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위아래의 사정을 공히 살피면서 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나라의 곳간이 텅 비었다고 채우는데 급급해서는 안 되지요. 백성들의 사정을 보면서 해야 합니다. 흉년이 들어 백성들도 먹고 살기 팍팍할 땐 정부도 세수를 줄여 주고 적극적인 적자재정 정책을 펴야 합니다. 또한 고소득자에게서 많이 거두고, 탈세자들로부터는 가차없이 징수하여 부족분을 메꿔야 합니다.
여기에서 '작酌'이라는 글자가 재미있습니다. 위에서 내괘 태괘로부터 유酉의 상이 도출된다고 했지요. 유酉에는 술잔의 뜻도 있습니다. 초구가 동하면 내괘가 감괘로 변하니 여기에서 술(酒)의 상이 나옵니다. 곧 내괘에서 술잔에 담긴 술의 상이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작勺은 국자와 비슷하게 생긴 도구로 술 등의 액체를 풀 때 쓰이는 것입니다. 리괘에서 도구의 상이 나오지요. 술잔에 담긴 술을 도구로 공명정대하게 나누는 것입니다. 대리大離의 상이니 나라의 전체 구성원을 감안하는 것이지요.
공자가 말한 '상합지'는 앞에서 등장했던 상합지上合志와 같은 개념입니다. 상尙에는 '높다'는 뜻이 있어 상上의 의미가 나오지요. 여기서의 상尙은 초구와 정응하는 육사입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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