彖曰 革 水火相息 二女同居 其志不相得 曰革 已日乃孚 革而信之 文明以說 大亨以正 革而當 其悔乃亡 天地革而四時成 湯武革命 順乎天而應乎人 革之時 大矣哉
단왈 혁 수화상식 이녀동거 기지불상득 왈혁 이일내부 혁이신지 문명이열 대형이정 혁이당 기회내망 천지혁이사시성 탕무혁명 순호천이응호인 혁지시 대의재
-<단전>에 말했다. 물과 불이 서로를 소멸시키고 두 여자가 한 집에 같이 살면서 뜻이 서로 맞지 않음을 혁이라고 한다. 때가 무르익어야 비로소 믿음이 생긴다는 것은 혁을 하면 신뢰하게 된다는 것이다. 문명하게 함을 기뻐하고 크게 형통하도록 바르게 하면 혁함이 마땅해지니 후회가 없어진다. 천지가 새로워지며 사시를 이룬 것처럼 탕무의 혁명은 하늘에 순응하고 사람에 응한 것이니 혁의 때가 크도다!
'수화상식'은 외괘의 못을 물로, 아래의 리괘를 불로 본 것입니다. 물은 아래로 내려와 불을 끄려 하고 불은 위로 올라가 물을 말리려 하지요. 두 여자는 내괘 리괘의 중녀, 외괘 태괘의 소녀를 말하는 것입니다.
물과 불, 중녀와 소녀의 상쟁은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추동합니다. 서로 정면으로 충돌하는 두 기운이 각자의 기운을 유지하면서 공존할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중녀와 소녀를 물과 불처럼 상극의 관계로 비유하는 것이 적절한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그 비유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는 것으로 충분하지요. 어떤 수사修辭도 시대적 맥락을 무시하고 현재의 잣대를 들이대면 안 됩니다. 여기에서는 인간 사회의 혁이란 양립할 수 없는 신구 두 체제의 불가피한 맞부딪힘 속에서 필수불가결하게 발생하는 것임을 괘상을 통해 자연과 인간 양면에서 각각 비유한 것뿐입니다.
'이일내부 혁이신지'는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는 법이고 특히 혁은 사람들 간에 이심전심으로 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비로소 혁을 해도 사람들이 지지를 보내 준다는 뜻입니다. 명분이 없는 데다가 사람들이 동의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혁을 외쳐 봐야 진정한 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욕을 위해 군인의 본분을 저버린 채 정권을 탈취하고 국민들을 폭압한 5. 16 쿠데타를 혁명으로 부르는 자들은 그래서 멍청하거나 간악하거나 둘 중의 하나인 것이지요.
'문명'은 내괘 리괘에서, '열說'은 외괘 태괘에서 각각 나오는 상입니다. '문명이열 대형이정 혁이당 기회내망'은 혁이란 구체제의 어둠을 몰아내어 기쁨이 넘치게 하는 방식, 모두를 형통하게 하는 정당한 방식으로 행해져야 당위성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천지혁'은 천지가 잠시도 멈춰 있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것을 말합니다. 천지는 잠시도 움직임을 그치지 않고 운동을 지속함으로써 자연의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지요. '사시四時'란 일 년의 사계절 외에 한 달의 회晦(음력 그믐), 삭朔(음력 초하루), 현弦(음력 7~8일과 22~23일 즈음), 망望(음력 보름), 그리고 하루의 단旦(아침), 주晝(낮), 모暮(저녁), 야夜(밤)를 뜻합니다.
자연이 혁하듯 인간도 혁하는 예로 탕왕과 무왕의 혁명을 들었습니다. 각각 은나라와 주나라를 세운 임금들이지요. 때가 무르익었을 때 하늘의 뜻에 순응하고 백성들의 뜻에 호응하여 혁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혁에 있어서 때에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象曰 澤中有火 革 君子以 治歷明時
상왈 택중유화 혁 군자이 치력명시
-<대상전>에 말했다. 못 속에 불이 있는 것이 혁이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역법을 바로잡아 때를 밝힌다.
내괘 리괘는 태양이기도 하니 외괘 태괘가 내괘 리괘를 수극화水剋火하는 상을 '치력'이라고 했습니다. 달력을 만들고 역법을 제정하는 것이지요.
'명시'는 때를 밝히는 것이니 절기를 구분하여 '지금은 파종할 때, 지금은 물을 댈 때, 지금은 수확할 때' 등과 같이 백성들로 하여금 역법을 통해 농사의 때를 명확히 알게 해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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