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말끔히 청산한 연후에 바르게 새출발하라.
初六 鼎顚趾 利出否 得妾以其子 无咎
象曰 鼎顚趾 未悖也 利出否 以從貴也
초육 정전지 이출비 득첩이기자 무구
상왈 정전지 미패야 이출비 이종귀야
-솥의 발이 엎어져 더러운 것이 나오니 이롭다. 첩을 얻어 자식을 기약해도 허물이 없을 것이다.
-솥의 발이 엎어지는 것은 거스르지 않는 것이고 더러운 것이 나오는 것은 귀함을 따르는 것이다.
초육을 인체 부위로 보면 발입니다. 솥에 비유해도 발이 되는 것은 괘사에서 충분히 살펴본 바입니다.
'정전지'는 솥을 뒤집어 발이 위로 올라와 있는 상황을 말합니다. 이는 괘 전체의 상으로도 표현되어 있습니다. 구이, 구삼, 구사의 내용물을 제외하고 남는 초육, 육오, 상구를 함께 보면 간괘가 됩니다. 간괘를 외괘 방향에서 보면 진괘가 되지요. 진괘는 발의 상이니 발이 거꾸로 된 뜻이 나옵니다.
초육이 음으로 뚜껑이 열려 있으니 솥 안에 있는 내용물이 쏟아지게 됩니다. 이것이 '이출비'입니다. 새로 맛있는 음식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솥을 깨끗이 닦아야 하지요. 솥을 씻기 위해 솥에 남아 있는 오래된 음식 찌꺼기를 비우는 것이니 이롭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를 첩을 얻어 아들 낳기를 기대하는 경우로 비유했습니다. 이 비유의 적절함을 논하는 것은 주역 읽기의 바른 방법이 아닙니다. 주역을 자기 계발서나 윤리서처럼 겉으로 보이는 즉물적 관점이나 교훈을 얻기 위한 도구로 사용한다면 효용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읽으면, 별 것도 아닌 데 학자들이 주역이라는 이름의 위세를 빌려 대단한 것처럼 자꾸 치장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고 맙니다. 담백하게 속뜻을 파악하려는 태도를 가질수록 주역의 재미가 새록새록 돋아나지요. 아주 단순하게 비유하자면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푸는 기분으로 괘상을 살피고 괘사와 효사의 표현들을 뜯어보는 것이 주역 공부의 방법입니다. 항상 견지해야 할 자세는 논리성을 추구하는 것이지요. 즐거운 논리적 사유야말로 주역 공부의 절대적 방법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솥의 내부가 지저분한데도 그 상태로 밥을 짓거나 음식을 하면서 맛나고 몸에 좋은 먹을거리가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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