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주역 <52.중산간괘重山艮卦>-괘사

욕망하기를 멈추라.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라.

by 오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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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심신의 수양처입니다. 일상에서 우리가 만나는 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이 막히고 지체될 때, 관계는 꼬이고 마음은 어지러울 때, 서둘러서 그 산을 넘으려고 무리하면 오히려 산중에서 길을 잃고 오랫동안 정체와 고통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신체를 강건하게 기르고 정신의 그릇을 키우며 남다른 실력을 닦는 계기로 삼을 때, 우리의 영혼은 점차 산처럼 무겁고 고요해져 갈 것입니다.



艮其背 不獲其身 行其庭 不見其人 无咎

간기배 불획기신 행기정 불견기인 무구


-등에서 그치면 자기 자신을 붙잡지 않고 뜰을 걸어도 사람을 보지 못하니 허물이 없을 것이다.



<서괘전>에 '震者動也 物不可以終動 止之 故受之以艮 진자동야 물불가이종동 지지 고수지이간'이라고 했습니다. '진(중뢰진)은 움직이는 것이다. 물이란 끝까지 움직일 수는 없고 그치기에 간(중산간)으로 받았다'는 뜻입니다.


간괘는 그치는 것, 움직이지 않고 멈추는 것입니다(간지야艮止也). 간괘가 중첩되어 있으니 산이 아니라 산에 산이 이어져 있는 산맥의 상입니다. 산맥이 길을 막아서니 우선 답답한 느낌이 들지요. 되돌아가자니 걸어온 길이 너무 길고, 나아가자니 자칫 첩첩산중에 갇혀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할까봐 걸음을 멈추고 고민하게 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만일 산을 일부러 찾은 경우라면 어떨까요? 산이 경유지가 아니라 목적지라면 해석은 전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속세와 멀어져 '자연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하기 위해 산에 들어가고자 온 사람이거나 심산유곡에 터를 잡고 도를 닦으려는 의도로 길을 나선 수행자라면 '마침내 산에 들어가는구나'와 같은 감회에 잠시 젖으며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기회로 멈춘 시간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중산간괘는 4대 난괘(3괘 수뢰둔괘, 29괘 중수감괘, 39괘 수산건괘, 47괘 택수곤괘)와는 다릅니다. 긍정적인 의미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중산간괘의 다양한 의미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먼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일의 지체와 중단을 뜻합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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