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대지 말고 능력을 더욱 갈고 닦으라. 순리대로 본분에 충실하라.
初九 歸妹以娣 跛能履 征吉
象曰 歸妹以娣 以恒也 跛能履吉 相承也
초구 귀매이제 파능리 정길
상왈 귀매이제 이항야 파능리길 상승야
-누이를 첩으로 시집 보낼 때는 절름발이가 먼 길을 걸으려 하는 것처럼 나아가게 하면 길할 것이다.
-누이를 첩으로 시집 보낼 때는 한결같이 변치 않을 마음으로 하는 것이요, 절름발이가 먼 길을 걸으려 하는 것처럼 나아가게 하면 길한 것은 따르며 받들기 때문이다.
'제娣'는 여자 여(女)와 아우 제(弟)의 결합어로 '손아래 누이, 손아래 동서'를 뜻합니다. 여기에서는 첩의 의미입니다. 일부다처제 하에서 기존의 본처와 소실들 다음 순서로 첩이 되니 그들과는 동서 관계가 되는 것이지요.
'파능리'는 10괘 천택리괘 구삼 효사(六三 眇能視 跛能履 履虎尾 咥人 凶 武人爲于大君 육삼 묘능시 파능리 이호미 질인 흉 무인위우대군 / 애꾸가 환히 보려 하고 절름발이가 먼 길을 걸으려 하는 것은 꼬리를 밟아 호랑이가 사람을 무는 것과 같아 흉하다. 무인이 임금이 되려고 하는 셈이다)에서 등장했던 표현입니다. 여기에서는 외괘 진괘 발(足)이 내괘 태괘 금金에 의해 잘리는 상으로 절름발이의 의미가 만들어집니다.
초구는 득위한 양으로 군자와 같은 성정과 능력을 가진 누이입니다. 하지만 정응의 관계도 없고 서열상 가장 낮으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서는 안 됩니다. 초구가 동하면 내괘가 감괘로 변하니 있는 듯 없는 듯 숨죽여 지내야 합니다(감위은복坎爲隱伏). 튼튼한 두 다리를 갖고 있어 얼마든지 다른 이들보다 빨리 걸어 돋보일 수 있지만 발을 저는 사람처럼 뒤에 처져서 느리게 따라가라는 것이 주역의 비유입니다. 그래야 길하다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으면 다른 여자들의 시기와 질투를 한 몸에 받아 화가 미치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공자는 '항恒'의 태도를 얘기합니다. 첩의 자리로 시집을 가고자 할 때는 각오가 남달라야 하는 것이요, 초심을 늘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승承'은 '잇다, 받들다'의 뜻입니다. 손괘 끈의 상에서 파생되는 '잇다'의 의미로 주로 쓰이지만 여기에서는 맨 아래에서 위를 받드는 개념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상相'의 뜻이 중요합니다...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