彖曰 歸妹 天地之大義也 天地不交 而萬物不興 歸妹 人之終始也 說以動 所歸妹也 征凶 位不當也 无攸利 柔乘剛也
단왈 귀매 천지지대의야 천지불교 이만물불흥 귀매 인지종시야 열이동 소귀매야 정흉 위부당야 무유리 유승강야
-<단전>에 말했다. 귀매는 천지의 대의다. 천지가 섞이지 않으면 만물이 일지 않으니 귀매는 사람의 마침이자 시작이다. 기뻐하여 움직여 누이를 시집 보내는 것으로 무리해서 나아가면 흉한 것은 자리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고, 이로울 바가 없는 것은 유가 강을 탔기 때문이다.
<단전>에서 '천지지대의'를 말한 것은 37괘 풍화가인괘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남녀의 만남이란 천지의 큰 뜻 곧 음양의 이치를 따르는 것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천지가 만나 서로 사귀지 않으면 만물이 번성할 수 없지요. 음양의 에너지가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어야 세상은 생명의 공간으로 지속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록 귀매歸妹가 예의를 벗어난 면이 있지만 본질적으로 인간이 음양의 이치에 순응하는 방식의 일환이므로 사람의 종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종시終始'는 순환과 지속이라는 하늘의 이치를 전하는 주역의 철학이지요. 지상에 태어난 인간의 삶 역시 수많은 종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이의 시절은 마감되고 성년의 시기가 시작됩니다. 처녀, 총각의 시절이 끝나고 유부녀, 유부남으로서의 시기를 맞이합니다. 그런 시간조차 영원하지 않지요. 모든 인간은 자신이 살던 세대의 구성원으로서 삶의 내용을 통해 다음 세대의 밑거름이 됩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말입니다. 그 중에서도 혼인이야말로 새로운 세대를 여는 시발점이기에 종시의 근간과도 같은 것입니다. 사람에게 혼인이란 이토록 큰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이지요.
'열이동'은 내괘 태괘와 외괘 진괘를 말한 것입니다.
'위부당야'는 구이부터 육오효의 실위를 지칭하는 것입니다.
'유승강야'는 내괘의 육삼과 외괘의 육오, 상육이 각각 내외괘의 양효 위에 있는 모습을 일컫습니다. 음이 양 위에 군림하는 것으로 바람직한 양상이 아니지요.
象曰 澤上有雷 歸妹 君子以 永終 知敝
상왈 택상유뢰 귀매 군자이 영종 지폐
-<대상전>에 말했다. 못 위에 우레가 있는 것이 귀매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아무리 오래 걸려도 마침이 있어 해지고 닳아 없어진다는 것을 안다.
못 위에 우레가 쳐도 언젠가는 진동이 잦아드는 순간이 옵니다.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지요. '종終'은 끝이요 '영永'은 '길게 하다, 오래 끌다'의 의미니 최후의 순간이 도래하는 시점까지의 시간을 제 아무리 늘리고 늘려도 결국 그때는 오기 마련이며 그에 따라 모든 것은 옷이 낡아 해지 듯 생명력이 다하여 사라진다(敝)는 것입니다.
사랑도, 부부의 연도, 다 그런 것임을 군자는 안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