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 인정 받을 때가 아니다. 자중하라. 사고를 조심하라.
九三 豊其沛 日中見沫 折其右肱 无咎
象曰 豊其沛 不可大事也 折其右肱 終不可用也
구삼 풍기패 일중견매 절기우굉 무구
상왈 풍기패 불가대사야 절기우굉 종불가용야
-장막이 커서 한낮에 별이 보이고 오른 팔뚝이 부러지나 허물은 없을 것이다.
-장막이 크다는 것은 큰 일이 불가하다는 것이요, 오른 팔뚝이 부러진다는 것은 끝내 등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구이의 '풍기부 일중견두'에 이어 구삼 효사도 동일한 형식으로 시작합니다.
비 쏟아질 패(沛)는 물(水)과 저자 시(市)의 결합어로 여기에서는 장막의 의미로 쓰였습니다. 내호괘 손괘에서 시장의 개념이 나오는데 구삼이 동하면 외호괘가 감괘로 변하고 육이부터 상육까지 대감大坎의 상이 되니 마치 금세라도 억수 같은 비를 퍼부으려는 듯한 짙은 먹구름을 닮은 어두운 장막이 시장에 드리워져 있는 형국입니다.
내괘 리괘로 한낮이지만 장막 안으로 빛이 들어오지 못하니 작은 별이 보일 정도입니다. 차양 정도가 아니라 대낮의 햇빛을 모두 차단할 정도로 큰 장막이니 북두칠성만큼 또렷하지 않은 별조차 보일 지경이라는 것이지요.
내호괘 손괘는 넓적다리나 정강이(股)인데 구삼이 동하면 내호괘가 간괘 손(手)으로 변하니 하체의 넓적다리나 정강이에 해당하는 상체 부위인 팔뚝의 의미가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외호괘가 태괘 금金이니 내호괘 손괘 목木을 꺾어 부러뜨리는 상이 되어 '절折'의 뜻이 나옵니다. 외호괘 태괘 자체에 훼절毁折의 상이 있지요. 내괘가 리괘니 오른쪽의 의미가 됩니다. 36괘 지화명이괘 육사 효사 편에서 살펴보았듯 오른쪽에는 '바르다'의 뜻이 있기 때문입니다.
구삼은 득위한 양이며 상육과도 정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하여 등용되려 하면 감괘의 짙은 어둠 속에 갇히니 자신의 재능이 빛나기 어려운 것이요, 자칫하면 오른 팔뚝이 부러지는 상황에 비유할 정도의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오른팔을 제대로 쓸 수 없으면 마음은 있어도 몸이 따라 주지 않고 글을 쓰기도 어려우니 능력을 발휘하기는 더욱 힘들겠지요... -하략-